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넴초프 추모시위 수만명 “푸틴 없는 러시아” 촉구

넴초프 추모시위 수만명 “푸틴 없는 러시아” 촉구

오상도 기자
입력 2015-03-03 00:14
업데이트 2015-03-03 0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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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지도자 죽음 기리며 행진

러시아 곳곳에서 지난달 27일 총격으로 사망한 야권 지도자 보리스 넴초프(55) 전 부총리의 죽음을 기리는 추모 집회가 잇따르는 가운데 범행 배후와 원인을 둘러싼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러시아 경찰은 이번 사건을 우크라이나 동부의 친러 분리주의 세력이 벌인 범죄나 넴초프 개인의 치정관계에서 비롯된 사건으로 몰아가고 있으나 야권은 넴초프의 최대 ‘정적’인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배후로 지목한 상태다.

2일(현지시간) 현지 일간 이즈베스티야 등에 따르면 푸틴은 조속한 범인 색출을 지시했으며, 연방수사위원회와 내무부는 300만 루블(약 5400만원)의 현상금을 내걸고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러시아 경찰은 목격자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괴한이 청바지와 갈색 스웨터 차림의 머리를 짧게 깎은 키 170~175㎝의 남성이라고 밝혔다. 범인은 사건 당일 오후 11시 30분쯤 크렘린궁에서 불과 200m 떨어진 볼쇼이 모스크보레츠키 다리 위에서 두리츠카야(23)란 이름의 우크라이나 모델 출신 여성과 동행 중인 넴초프를 향해 6발의 총탄을 난사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일 러시아 곳곳에서 넴초프를 추모하는 거리 행진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모스크바에서는 수만명의 시민들이 ‘부끄럽다’ ‘두렵지 않다’ 등의 글귀가 새겨진 플래카드와 넴초프의 사진, 꽃, 초 등을 들고 행진했다. 5만명으로 추산된 시위대는 “푸틴 없는 러시아” 등의 구호를 외쳤다.

집회는 상트페테르부르크와 니즈니노보고로드, 노보시비르스크 등에서도 열렸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ABC방송과의 대담에서 “단순히 누가 총격을 가했는지뿐만 아니라 배후에 다른 사람이 있는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러시아의 스푸트니크 통신은 사건 당일 넴초프가 총에 맞기 전 다리 주변의 폐쇄회로(CC) TV 상당수가 수리를 위해 전원이 꺼졌다며 크렘린 배후설을 뒷받침했다. 2006년 러시아 정보요원들에 의해 독살된 전 러시아 요원 알렉산드르 리트비넨코의 부인도 이날 BBC와의 인터뷰에서 “넴초프의 죽음은 푸틴이 메시지를 보내는 전형적인 방식”이라고 주장했다.

시위대가 총격의 배후를 푸틴이라고 지적한 가운데 친정부 성향의 러시아 전문가들은 “푸틴의 지지율이 80%를 웃도는 가운데 굳이 넴초프를 살해할 이유가 없었다”며 야권의 자작극 가능성을 제기하고 나섰다.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도 넴초프의 살해 배후세력이 외국의 반러 세력이라며 거들고 나섰다. 아예 일부 러시아 언론들은 두리츠카야를 둘러싼 넴초프와 다른 남성과의 다툼이 사건의 화근이라고 보도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2015-03-03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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