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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배구여제 김연경 “힘들면서도 뜻깊었던 2014년”

<인터뷰> 배구여제 김연경 “힘들면서도 뜻깊었던 2014년”

입력 2014-12-22 11:39
업데이트 2014-12-22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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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터키 페네르바체에서 뛰고 있는 ’배구여제’ 김연경이 22일 오전 영종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배구 여제’ 김연경(26·터키 페네르바체)에게 2014년은 선수 인생의 전환점이라 할 만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이후 1년 반 이상 끌어오던 ‘소속구단 분쟁’이 올해 1월 국제배구연맹(FIVB)의 결론으로 일단락지어지면서 ‘자유의 몸’이 됐고, 9∼10월 아시안게임에서는 여자 대표팀의 주장으로 맹활약하며 생애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아시안게임을 마치고 쉴 틈도 없이 터키로 돌아간 그는 소속팀의 리그 선두 다툼과 유럽 챔피언스리그 3연승을 진두지휘하며 세계 최고의 배구 선수다운 스파이크를 뽐내고 있다.

터키리그 전반기를 마치고 짧은 휴가를 받아 잠시 귀국한 김연경을 22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만나 2014년을 마무리하는 소회를 들어 보았다.

김연경은 “이적 문제로 힘들기도 했지만,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면서 좋게 마무리한 해”라고 올해를 돌아봤다.

그는 이적 문제가 해결된 것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기분이 교차했다”면서도 “내가 거짓말하지 않은 것을 증명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털어놓았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두고는 “자긍심을 더 갖게 되는 것 같다”면서 “한 번 메달을 따니 국제대회에서 더 메달을 따고 싶어지는 것 같다”고 새로운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다음은 김연경과의 일문일답.

-- 많은 일이 있었던 2014년이었다. 돌아보면 어땠나.

▲ 이적 문제로 시끄러워 힘든 부분도 있었다. 한편으로 9~10월 아시안게임에서 마무리는 좋은 과정으로 됐다. 내게도 뜻깊었고 배구인과 팬 등 모든 분들이 즐거웠던 듯하다. 그런 점에서 마무리를 잘 한 것 같다. 힘든 일도 있었지만 그만큼 금메달 따면서 좋은 일도 있었지 않나 생각한다.

-- 많은 일 중에서 자신에게 가장 큰 일은 뭐였나.

▲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딴 것이다. 그게 내게 가장 큰 일이었던 것 같다.

-- 지금도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여운이 남아 있나.

▲ 터키에서는 많이 안 남았던 것 같다.(웃음) 잊어버리고 시즌에 몰두하는데, 한국에 와서 동료 선수들을 만나면 당시 얘기를 하곤 하니 새록새록 느끼게 된다. 터키에 오면, 팬들이 뽑아서 보내준 아시안게임 단체사진이 있다. 그 사진을 거실에 붙여놨다. 그 사진을 보면서 당시 여운을 느끼기도 한다. 볼때마다 그냥 왠지 웃긴다.

-- 아시안게임을 지금 떠올린다면, 금메달 원동력은 뭐였던 것 같나.

▲ 팀워크가 아닐까. 내가 주장이긴 했지만 언니 세 명이 있었고, 그 언니들이 이끌어준 부분이 있었다. 거기에 동생들도 조화가 잘 된것 같다. 그래서 우승할 수 있었지 않나 생각한다.

--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 짜릿한 경험이 지금의 김연경에 미치는 영향이 있나.

▲ 부담을 가질 수도 있겠지만, 자긍심이나 자부심을 더 갖게 된 것 같다. 금메달을 한 번 손에 넣고 나니 앞으로 다른 국제대회에서도 더 많은 메달을 따고 싶다는 느낌이 드는 것 같다.

-- 소속 문제도 올해 결론이 났다. 이 역시 느낌이 남달랐을 것 같다.

▲ 느낌은 그냥 그랬다. 올해 문제가 생겨서 끝났다면 좋았을 테지만…. 결론이 나니 ‘아, 이제 끝났구나’라는 생각만 들더라. 물론 기쁘기도 했지만, 정말 좋은 기쁨이 아니라 씁쓸함도 남았다. 너무 오랫동안 끌어 온 문제였기 때문인 것 같다. 많은 기분이 교차했다.

-- 분쟁이 진행되는 동안 응원도 받았지만, 그만큼 비난도 받았다. 그런 과정이 끝나 후련하긴 했을 것 같다.

▲ 결국 우리가 맞다는 결론이 났기 때문에, 지금까지 쌓아 온 것을 되돌려받았다는 생각에 그래도 좋았던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서로 다른 입장에서 정말 많은 이야기를 하지 않았나. 그런 다른 입장 가운데 결국 우리가 맞다는 결론이 났으니까. 결국 내가 거짓말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좋았다.

-- 꿈꾸던 금메달도 얻고, 복잡하던 소속 문제도 해결하면서 선수 생활도 새로운 계기를 맞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 내게 내년은 중요한 해가 될 것 같다. 아직 어리긴 하지만 한 살을 더 먹는다. 운동선수들은 나이가 들면서 체력적으로 힘들어지는 게 사실이지 않나. 얼마나 관리하느냐에 따라 얼마나 잘할 수 있느냐가 결정된다. 걱정되기도 한다. 몸 관리를 잘 해야 하는 한 해가 될 것 같다. 앞으로도 계속 잘하려면 생각도 더 다잡아야 할 것 같다.

-- 몸이 확실히 힘들어지는 걸 느끼나.

▲ 힘들다.(웃음) 작년과 올해 몸이 다르다는 것을 느꼈고, 올해와 내년도 다를 것 같다. 나도 확실히 나이가 든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 올해 쉴 기간이 거의 없이 소속팀과 대표팀을 오가며 강행군을 벌였다. 잔부상도 달고 사는데, 나이가 드는 상황에서 거듭되는 강행군에 대해서도 고민이 있을 것 같다.

▲ 그렇다. 쉽지 않다. 대표팀 경기가 시즌이 아닌 여름에 있다. 한두 대회만이 아니고 아니고 많을 때는 서너 대회도 있으니 솔직히 힘들긴 하다. 체제가 조금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한다. 상대적으로 타이틀이 작은 대회는 어린 선수들이 출전해 경험을 쌓고, 중요한 대회에서는 내가 출전해서 경기를 치른다는가 하는 방안을 찾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은 있다.

-- 외국 생활도 사람을 지치고 힘들게 만드는 부분일 것 같다.

▲ 힘들다. 항상 한국이 그립다. 막상 한국에 오면 늘 하던대로 지내는데도, 해외에 있으면 그리움이 더 커지는 것 같다. 너무 힘든 생활을 하니 가끔은 한국에 다시 돌아오고 싶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내가 여기서 혼자 뭐하고 있나’ 싶기도 하다. 그렇지만 내가 배우려고 나간 것이고, 내가 좋아서 나간 것이니 후회는 하지 않는다.

-- 여전히 배우는 게 많은가.

▲ 많다. 지금도 챔피언스리그를 하며 유럽 선수들과 붙곤 하는데 ‘국가대표가 아닌 선수들 중에서도 저만큼 하는 선수들이 있구나’ 하고 느낀다. 강한 상대들과 경기를 치르면서 내가 좋아지는 면도 있다. 그런 부분에서 조금씩 성장할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

-- 힘들고 외로울 때는 어떻게 이겨내나.

▲ 이제는 조금 몸에 밴 것 같다. 힘들고 외롭더라도 내가 할 것은 해야 하니까. 예전에는 힘들고 외로울 때면 친구들과 더 얘기하려고 하고, 운동할 때도 혼자라는 기분이 많이 들어서 쓸쓸해하며 운동에도 지장을 받았다. 지금은 많이 줄어드는 것 같다.

-- 전체적으로는 지금 생활에 만족한다고 할 수 있겠나.

▲ 만족이요? 만족해야죠.(웃음)

-- 한국에는 얼마나 머무나.

▲ 6일 머문다. 짧다.

-- 짧은데도 굳이 들어온 것도 한국이 그리워서일까.

▲ 이스탄불에서는 할 게 없다. 잠깐 비행기 여행이라고 할 수 있다.(웃음) 친구들을 좀 만나고, 가족들과 크리스마스도 보내려고 준비하고 있다.

-- 한 해 동안 김연경의 활약을 보며 행복했던 팬들이 많았다. 인사를 하자면.

▲ 올 한 해를 잘 마무리하시고, 새해 복 많이들 받으셨으면 좋겠다. 나도 다치지 않고 몸 관리를 잘해서 내년에도 좋은 모습을 계속 보여드리고 싶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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