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위대한 철학자의 국가 개혁론

한 위대한 철학자의 국가 개혁론

입력 2014-06-21 00:00
업데이트 2014-06-21 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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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대 국가/허버트 스펜서 지음/이상률 옮김/이책/252쪽/1만 5000원

허버트 스펜서(1820~1903)는 빅토리아 시대에 가장 유명했던 사상가였다. 영국인에게는 아리스토텔레스와 비교될 정도였다. 같은 시대에 살았던 생물학자 찰스 다윈은 저자를 가리켜 ‘나보다 몇 배 나은 위대한 철학자이자 선배’라고 불렀다. 다윈보다 먼저 ‘진화’와 ‘적자생존’의 개념을 설명했다. 저자의 명성은 영국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저작 대부분이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 이탈리어, 러시아어 등으로 번역될 정도로 철학과 사회학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사회주의 사상이 유행하고 칼 마르크스가 그 자리를 차지하면서 지식인 사회에서 주변으로 밀려났으며, 저자의 사상적 진실 또한 많은 비난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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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대 국가’는 오늘날 ‘스펜서 연구가’들에 의해 저자의 사상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 탄생한 책이다. 옮긴이는 해설을 통해 개인과 국가의 관계, 다수결 민주주의 제도의 문제점, 사유재산의 정당성, 반(反)사회주의 예언, 사회복지 등과 관련해 저자의 독창적 사상이 그의 시대만큼이나 오늘날에도 여전히 타당하지 않으냐는 여러 연구가들의 주장을 언급한다. 이 책은 한마디로 국가 권위에 도전하는 한 위대한 철학자의 국가 개혁론을 다루고 있다. ‘자유민주국가에서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국가 권력의 정당성을 부인하고, 또 잘못된 과다 입법을 통한 국가 강제가 개인의 자유와 삶에 많은 해악을 끼치고 있음에도 전혀 책임지지 않는 입법자들의 죄를 묻는다. 19세기 영국 사회상과의 차이에도 현재 여러 나라에서 추진하는 작은 정부의 실현, 공기업의 민영화, 규제완화, 복지논쟁 등과 관련된 문제들이 저자가 주장한 국가 개혁론의 핵심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보여 준다.

김문 선임기자 km@seoul.co.kr

2014-06-21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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