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평양 아파트 붕괴사고 ‘문책’ 어떻게 될까…최부일 거취 주목
북한이 이례적으로 사고 발생 사실을 대대적으로 보도한 평양 아파트 붕괴와 관련해 책임자 처벌이 어떻게 이뤄질 지 관심을 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각별한 관심을 표명한 터라 관련된 고위 간부들에 대한 처벌은 불가피할 전망이다.북한 평양시 평천구역의 23층 아파트 붕괴사고와 관련해 17일(현지시간) 북한 관리들이 사고 현장을 방문, 유가족과 주민들에게 사과하고 있다. 지난 13일 붕괴된 이 아파트는 정식으로 완공되지 않았으나 92가구가 미리 입주해 살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상당한 인원이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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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통신은 사고 소식을 전하며 “살림집(주택) 시공을 되는대로 하고 그에 대한 감독통제를 바로 하지 않은 일꾼들의 무책임한 처사”라고 언급,이들의 과실을 지적했다. 북한 형법은 ‘과실적 살인죄’와 관련해 “과실로 여러 사람을 죽인 경우 3년 이상 8년 이하의 노동교화형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향후 징계 및 처벌의 수위와 관련해 가장 주목받는 사람은 김 제1위원장의 측근인 최부일 인민보안부장이다. 최부일은 군 체육단의 농구선수 출신으로 김정은 제1위원장의 ‘농구교사’를 지냈고 이런 배경 덕분인지 인민보안부를 관장하던 장성택 전 당행정부장이 지난해 12월 처형된 이후에도 건재했다.
김수길은 군 총정치국 부국장으로 김 제1위원장의 공개활동을 많이 수행하다가 지난달 평양시 당 책임비서에 올랐다. 선우형철은 2012년 4월 희천발전소 완공에 기여한 공로로 노력영웅 칭호를 받았다.
평천구역 당 책임비서인 리영식의 경우 당 조직지도부에서 군사담당 제1부부장을 하다가 2010년 사망한 리용철의 장남으로 김정은 정권에서 승승장구할 인물로 주목받았다. 리용철은 김 제1위원장의 생모인 고영희의 최측근으로 1990년대 초부터 당 조직지도부에서 김정은 후계체제 구축에 일조한 공신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 제1위원장이 이 사고에 큰 관심을 표명한 상황에서 간부들에 대한 문책의 강도와 폭이 클 것”이라며 “주민에 사과한 간부 5명은 모두 해임될 개연성이 크다”고 말했다. 일부 간부들은 노동교화형을 받고 수용소에 보내질 수도 있다.
다만 이 사고는 정치적 사건이 아니어서 처형 등의 극한 처벌이 이뤄질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또 북한 당국이 비상대책기구까지 꾸리면서 신속히 대응하고 공개적으로 사과한 만큼 문책 수준이 예상보다 낮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