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저고도 레이더 긴급 도입… 고비용·저효율 우려

軍, 저고도 레이더 긴급 도입… 고비용·저효율 우려

입력 2014-04-10 00:00
업데이트 2014-04-10 0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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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製… 대당 9억원 안팎 요격체계 탑재 못해 별도 구입 도입

군 당국이 북한의 소형 무인항공기를 탐지하기 위해 이스라엘제 전술 저고도 레이더를 긴급 구매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군이 예산과 전력의 우선순위를 고려하지 않고 즉흥적인 대책 마련 차원에서 해외무기 도입에 매달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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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관계자는 9일 “현재 육군이 운용하고 있는 저고도 레이더 TPS830K로는 북한의 소형 무인기를 탐지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육군, 합동참모본부 등 소속 조사팀 8명을 지난 5일 이스라엘에 보내 현지 실사를 벌이고 있다”면서 “실사 결과에 따라 소요와 구입 대수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입을 추진 중인 RPS42레이더는 평균 탐지거리가 30㎞지만 이번에 추락한 소형 무인기처럼 크기가 작은 비행체는 기준 탐지거리가 10㎞로 알려졌다. 예상 단가는 9억원 안팎이다.

군 당국은 전방, 수도권, 후방 등 3개 지역으로 나눠 작전운용 체계를 구축하고 청와대 등 주요 국가시설에는 저고도 레이더를 집중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무인기를 격추할 때 파편 등 부수적인 피해 가능성이 적은 독일제 레이저 무기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이 밖에 벌컨포 등 기존 대공화기와 함께 30㎜ 자주 대공포 체계인 ‘비호’(K30)에 휴대용 미사일 ‘신궁’을 결합한 유도탄 탑재 복합대공화기를 배치하는 것도 검토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방공망 부실에 대한 비난 여론을 의식해 성급히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 소형 무인기를 완벽하게 탐지하려면 탐지거리 10㎞의 저고도 레이더를 촘촘히 배치해야 하고 무인기가 특정 지역 레이더를 우회할 경우 이를 발견하지 못할 수 있다. 이스라엘제 탐지무기와 복합대공화기 요격 체계를 별도로 도입하게 되면 ‘고비용 저효율’ 구조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RPS42 레이더는 요격 체계를 탑재할 수 없어 유도탄 탑재 복합대공화기 등을 별도로 구입해야 한다”면서 “저렴한 러시아제 복합방공체계가 있는데도 고가의 탐지 레이더와 요격 체계를 별로도 획득하려는 셈”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리 군이 2018년 미국으로부터 도입 예정인 고(高)고도 무인 정찰기 ‘글로벌호크’에 통신감청 기능이 빠지고 군사 동향을 실시간 촬영하는 영상 수집 장비만 탑재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반쪽 무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정부는 2010년부터 감청 관련 장비는 팔 수 없다는 입장을 일방 통보해 왔고 우리 군 당국은 최근 이를 수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군 당국은 지난달 이 기종 4대를 8800억원에 도입하기로 했다. 군은 글로벌호크의 성능 공백을 보완하기 위해 기존의 통신 감청용 ‘백두’ 정찰기를 추가로 구매할 예정이라 예산 낭비라는 지적도 나온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2014-04-1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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