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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나눔] 안중근 추모열기 솔솔… 초콜릿 열풍 식힐까

[생각나눔] 안중근 추모열기 솔솔… 초콜릿 열풍 식힐까

입력 2014-02-13 00:00
업데이트 2014-06-10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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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4일은 안중근 의사 사형 선고일… 밸런타인데이와 겹쳐

밸런타인데이(2월 14일)를 앞두고 이날이 안중근 의사의 사형선고일과 겹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광고·마케팅업계 등에서 안 의사에 대한 관련 행사가 부쩍 늘어난 것은 물론, 추모 열기도 고조되고 있다. 일본 아베 신조 정부의 우경화 행보와 지난달 중국 하얼빈 안중근 의사 기념관 개관 등과 맞물려 역사 인식을 환기시킨다는 긍정적인 반응이 주를 이룬다. 반면 일각에서는 이미 뿌리를 내린 밸런타인데이를 ‘개념 없는 문화’처럼 몰아가려는 것 같다며 불편한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존경으로
존경으로 안중근 의사의 사형선고일을 이틀 앞둔 12일 서울 중구의 ‘안중근의사기념관’을 찾은 시민들이 안 의사의 동상을 바라보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지난 10일부터 ‘2월 14일 밸런타인데이… 안중근 의사가 사형선고를 받은 날입니다’라는 광고를 일간지 1면 광고로 실었다. 광고는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면서 호응을 얻었다. 교육청 관계자는 “관련 동영상이 먼저 인터넷에 올라오면서 조금 알려지긴 했지만 이를 부각시키려는 취지에서 광고를 내게 됐다”면서 “역사 교육의 중요성을 알리려는 의도”라고 밝혔다.

안 의사가 1910년 2월 14일 중국 뤼순(旅順)에 있던 일본 관동도독부 지방법원에서 사형선고를 받았다는 내용이 확산되기 시작한 것은 2012년 한 초등학교 교사가 유튜브에 관련 동영상을 올리면서부터다. 당시 조회수 6만 9700여회를 기록하면서 SNS를 통해 급속도로 전파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미디어 마케팅 업체와 화장품 업체 등에서 안 의사와 관련된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면 선물을 준다는 이벤트가 등장했다.

직장인 손현우(36·서울 서대문구)씨는 “밸런타인데이가 본래 우리나라 풍속도 아니고 지나치게 상술에 이용되고 있다”면서 “이날이 안 의사의 사형선고일이라면 ‘안중근 데이’로 기념하는 것이 옳다”고 밝혔다.

하지만 밸런타인데이를 챙기는 이들의 역사 인식 문제까지 결부시키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천예슬(27·여·서울 광진구)씨는 “역사 문제와 별개로 밸런타인데이는 연인들을 위한 축제로 자리 잡았다”면서 “이를 두고 역사 인식이 없다고 보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라고 말했다.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대중문화와 역사 인식에서 균형 감각을 갖고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밸런타인데이를 축제로 즐기는 것을 부정적으로 볼 수는 없지만, 우리나라 역사에 있어 중요한 날이라면 그 의미부터 되새겨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2014-02-13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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