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이틀 앞두고…” 폭설에 스러진 실습 고교생

“졸업 이틀 앞두고…” 폭설에 스러진 실습 고교생

입력 2014-02-12 00:00
업데이트 2014-02-12 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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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근중 공장 무너져 숨져

11일 울산 북구 울산전문장례식장. 울산 모 특성화고교 3학년 김모(19)군의 빈소가 마련됐다.

눈에 내려앉은 공장
눈에 내려앉은 공장 11일 울산시 북구 효문동의 한 자동차 부품업체 공장 지붕이 폭설로 내려앉았다. 대설주의보가 발령된 울산에서는 이날 폭설로 4개 공장의 지붕이 내려앉아 2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울산 연합뉴스
김군은 지난 10일 오후 10시 19분쯤 현장실습을 나갔던 북구 농소동의 한 자동차 협력업체에서 일하다가 공장 지붕이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무너져 숨졌다. 김군은 12일 졸업을 앞두고 사고를 당해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김군은 지난해 11월부터 친구 3명과 이 업체에서 현장실습 중이었다. 다른 친구들은 이달 초 그만뒀지만, 김군은 혼자 계속 다녔다. 오전 8시에 출근해 오후 5시까지 자동차 부품을 자동화 설비로 나르고 교체하는 일을 담당했다. 때로는 야근도 했다. 이날도 평소처럼 야근을 하다 사고를 당했다.

김군의 아버지(50)는 “사고 소식을 듣고 병원으로 달려갔는데 따뜻한 체온이 그대로였다”고 밝혔다. 그는 “아들의 성격이 바르고 건장해 경찰공무원이나 직업군인을 시키고 싶었는데…. 아들이 원해서 계속 일을 하게 했다. 말리지 못한 것이 한스럽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김군은 사고 당일 야근을 마친 뒤 졸업식인 12일까지 쉬었다가 다시 출근할 계획이었다.

김군의 어머니는 “아들이 현장실습을 하면서 월급통장을 나에게 줬다”면서 “가정형편을 생각하는 착한 아들이었는데 모든 게 꿈인 것만 같다”며 눈물을 흘렸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2014-02-12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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