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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모르는 새 빠져나간 타행 자동이체 수수료

나 모르는 새 빠져나간 타행 자동이체 수수료

입력 2013-11-15 00:00
업데이트 2013-11-15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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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금·회비 등 매회 300원씩

#1. 은행 통장으로 월급을 받는 회사원 이모(30)씨는 지난해 이맘때 저축을 늘리기 위해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로 매월 20만원씩 빠져나가도록 자동이체를 걸어 놨다. 최근 우연히 통장 정리를 한 이씨는 깜짝 놀랐다. 월급날 CMA로 빠져나간 돈에 300원씩 수수료가 붙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씨는 “300원씩 1년이면 3600원인데 금액 자체보다는 수수료가 붙는 사실을 여태껏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에 불쾌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2. 오모(32·여)씨는 매월 적금, 곗돈, 회비 등이 주거래 은행 통장에서 다른 은행 통장으로 자동이체되도록 해놨다. 은행 VIP고객이었던 오씨는 이에 따른 수수료를 내지 않았다. 하지만 통장 잔고가 줄어 VIP 고객에서 탈락하면서 얼마 전부터 매월 300원씩 자동이체 수수료를 내게 됐다.

모든 시중은행들이 다른 은행으로 자동 계좌이체를 할 경우 건당 300원씩 수수료를 받고 있지만 대부분 이용자들이 이 사실을 모르고 있다. 14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기업·농협·신한·씨티·외환·우리·하나·SC 은행은 ‘납부자 자동이체’(타행 자동이체)를 이용할 경우 금액에 상관 없이 건당 300원씩 수수료를 받고 있다. 자동이체는 주거래은행에 주요 계좌를 만들고 가장 이자율이 높거나 수익이 좋은 곳을 찾아 적금, 펀드 등에 가입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점차 이용도가 커지고 있다. 곗돈이나 모임 회비 등을 낼 때도 많이 이용한다. 수수료는 ‘매월 1일’ 등 특정일에 정기적으로 자동 이체할 때 발생하고, 인터넷뱅킹으로 그때그때 이체할 때와 같은 경우는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나 자동이체에 수수료가 든다는 사실을 고객들에게 고지하는 은행들은 거의 없다. 은행원조차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다. 한 시중은행 직원은 “10년 동안 은행에서 일했지만 타행 자동이체 수수료가 있다는 사실은 전혀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통장 정리나 이체 내역 등을 주의 깊게 확인하지 않아 수수료가 빠져나가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또 수수료 면제 대상 등급이었다가 거래 실적이나 잔액이 부족해 등급이 깎였는데도 모르고 지나갈 수 있다.

대부분의 은행은 VIP 고객에 한해 타행 자동이체 수수료를 면제해 준다. 특정 통장에 대해 면제해 주기도 한다. 농협은행 ‘채움공직자우대통장’, 외환은행 ‘해피니어통장’, 하나은행 ‘늘하나로급여통장’, SC은행 ‘내지갑통장’ 등 가입자는 타행 자동이체 수수료를 내지 않는다.

한 은행 관계자는 “타행 이체는 수수료를 부과할 수밖에 없다”면서 “자신의 등급을 확인하고 평소에 통장정리를 하거나 인터넷뱅킹으로 거래 내역을 꼼꼼히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2013-11-15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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