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한인 불체자 2700명”…알고보니 대부분 조선족

입력 : ㅣ 수정 : 2013-08-19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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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권 위조해 호주 입국…국격 추락 등 2, 3차 피해 우려
호주 정부에 등록된 한국인 불법체류자가 2천7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으나 이중 대부분은 위조여권을 소지한 조선족인 것으로 알려져 국격 추락 등 2, 3차 피해가 우려된다.

19일 호주 이민부와 호주 내 조선족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작년 말 현재 호주에 거주하는 한국인 불법체류자는 2천760명에 이르지만 실은 이중 2천여명은 위조된 한국 여권을 소지한 조선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국적인 조선족들은 한국인 관광객들이 해외에서 분실했거나 일부 돈이 궁한 유학생들이 사채를 빌려쓰는 조건으로 여권 브로커에게 넘긴 여권을 사들여 사진을 바꿔치기하는 수법을 사용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호주를 비롯한 전 세계 100여 개국과 무비자 협정을 맺고 있는 한국의 여권은 해외 입국 등에 사용하기가 쉬워 말레이시아와 캄보디아 등지에서 미화 5천 달러 안팎에 거래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2008년 8월 전자여권이 도입되기 전에 사용되던 한국 여권은 사진 탈부착 등의 위조가 쉬워 중국을 탈출, 타국에 정착하고자 하는 조선족들이 가장 선호하는 인기 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아직도 적잖은 국민이 여전히 전자여권이 도입되기 이전의 여권을 사용하는 실정이다.

특히 중국에서 곧바로 호주로 들어오기 어려운 조선족들은 일단 진입이 용이한 캄보디아나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국에 입국한 뒤 현지에서 만난 여권 브로커들에게 위조된 한국 여권을 사는 경로를 밟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호주에 불법체류 중인 조선족 최모(42·여) 씨는 “중국에서는 조선족이란 이유로 교육과 취업 등에서 불이익을 많이 받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해외로 나가고 싶어한다”며 “임금이 높고 생활여건이 괜찮은 편인 호주도 선호지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여권 브로커들에게 “한국 여권으로 호주에 가면 영주권을 쉽게 딸 수 있다”고 속아 호주땅을 밟지만 막상 위조 여권으로 호주에서 영주권을 따기는 불가능에 가까워 막판에는 자포자기 상태에서 불법체류자로 남게 된다고 최 씨는 토로했다.

문제는 한국인이 아닌 이들이 위조된 한국 여권으로 호주에 대거 불법 체류하면서 국격이 추락하고 해당 여권의 원소유주들에게 2,3차 피해가 돌아갈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이다.

주민등록번호와 여권번호 등을 도용당한 원래 여권 소지자들은 자신들이 호주에서 불법체류자로 등록된 사실을 모르기 때문에 나중에라도 여행 등의 목적으로 호주를 찾을 경우 예상치 못한 불이익을 당할 우려가 있다.

또 위조 여권 소지자들이 호주에서 범죄를 저지르거나 불법 사건에 연루될 경우 뜻하지 않은 피해를 당할 가능성도 있다.

사정이 이렇지만 대부분 호주에 10년 이상 거주한 조선족들은 중국에 돌아가더라도 사회적 연결이 단절돼 하층민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고 위조 여권을 사용할 경우 본국에서 3개월 이상의 징역형에 처해지기 때문에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가 돼 있다.

아울러 중국에서 출국할 당시 위조 여권 구입비 5천 달러와 반복된 해외여행을 통한 여권세탁 비용 등 총 2만 달러 안팎에 달하는 사채를 지금까지도 갚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중국에 돌아갈 경우 사채업자들의 보복도 우려된다.

호주 주재 한국총영사관 관계자는 “전자여권 시스템을 도입한 뒤에는 여권위조가 어려워졌으나 전자여권으로 바꾸기 전 여권들은 위조에 취약할 수 있다”면서도 “조선족 불법체류자에 대한 구체적 실태는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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