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조원 투입 전통시장 현대화 사업 ‘비리 복마전’

3조원 투입 전통시장 현대화 사업 ‘비리 복마전’

입력 2013-08-16 00:00
수정 2013-08-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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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사는 분쟁상태·공제조합은 직무유기·공무원은 공사비 뻥튀기



국비 1조 5400억원을 포함해 총 3조원 가까이 투입된 전통시장 현대화 사업이 공무원의 관리 부실을 포함해 발주, 시공, 보증 등 곳곳에서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많은 예산이 투입되다 보니 중소 전문건설사 관계자들도 주도권을 놓고 소송전을 벌이는가 하면 예산을 관리해야 할 공무원들이 시공업체의 입맛에 맞게 공사비를 부풀리는 등 사업이 ‘복마전’으로 치닫고 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2009년 파산 폐지된 한 전문건설업체를 둘러싸고 전 대표와 임원 등이 지금도 분쟁을 벌이고 있다. 이 회사 상무로 재직했던 이모(54)씨는 “전 대표인 김모(41)씨가 전통시장 현대화 사업의 공사 선급금을 받아놓고 고의로 부도를 냈다”는 의혹을 제기했고, 김 전 대표는 “2011년 고의 부도 등의 혐의에 대해 검찰의 무혐의 처분을 받았는데 이씨가 영업 방해를 목적으로 새삼 문제를 제기했다”고 맞서고 있다.

 김 전 대표는 2008년 12월부터 2009년 5월까지 6개월 동안 전북 임실군의 관촌시장과 전남 장흥군 관산시장 등 전통시장 현대화 사업 5건을 포함해 관급 공사 7건을 따내고 선급금 17억원을 받았다. 하지만 김 전 대표의 S전문건설업체는 2009년 5월 조모씨로 대표자 명의가 변경됐고, 같은 해 7월 파산 폐지됐다. 김 전 대표는 현재 다른 전문건설업체의 본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씨는 “김 전 대표가 공사를 수주한 뒤 자재 하나 구입한 적이 없으며, 처음부터 공사를 진행할 의사 없이 입찰에 참가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 전 대표는 “당시 공사는 물론 유동성 위기를 맞은 회사를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오히려 자금을 투입하겠다며 이씨가 끌어들인 사람들 때문에 회사가 강제로 파산하게 됐다”고 반박했다. 이어 “현재 동종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이씨가 영업 방해를 목적으로 이미 해결된 문제를 들쑤시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전 대표는 2010년 S사의 자금 횡령과 고의 부도(배임) 등의 혐의로 고발을 당했지만 2011년 5월 수원지방검찰청 여주지청은 횡령 혐의에 대해 무혐의, 배임에 대해서는 불기소를 결정했다.

 S사가 선급금을 받도록 보증을 선 전문건설공제조합도 부실한 검증과 사후 관리로 도마에 올랐다. 전문건설공제조합은 김 전 대표가 수주한 공사들에 대해 보증을 제공한 뒤, S사의 부도로 총 12억 9000여만원을 채권자에게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합 관계자는 “S사의 부도와 관련해 공사채권자에게 보증금을 지급해 조합에 손실이 발생했지만 선급금 편취 등 김 전 대표의 혐의가 발견되지 않아 형사 고발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조합은 최근 이씨 등의 문제 제기로 당시 보증에 대해 재조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은 공사감독관의 확인도 받지 않고 시공업체의 공사비를 늘려주기도 했다.

 서울시는 지난 6월 21일부터 지난 달 4일까지 금천구가 시행한 시설 공사들을 감사한 뒤 대명시장 현대화 사업 공사비를 임의로 변경한 6급 공무원 A씨 등 2명을 징계 조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공사감독관이 반대했음에도 시공사의 설계변경 내역서를 그대로 받아들여 공사비 4억 6400만원을 증액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천경찰서는 관련 공무원 5명을 조사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인천 연수구 공무원이 전통시장 현대화 사업비 등 1800만원을 횡령·유용한 혐의로 조사를 받는 등 전통시장 현대화 사업과 관련된 지자체 공무원들의 비리 의혹이 잇따르고 있다.

 전통시장 현대화 사업은 중소기업청이 2002년부터 공사비를 지원해 현재 최대 60%까지 국비가 투입되고 있다. 올해도 전국 전통시장 현대화 사업에 국비 816억원을 포함해 총 1706억원이 들어갔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2002년부터 올해까지 국비 1조 5451억원을 비롯해 총사업비 2조 8186억원이 투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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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2013-08-16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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