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시간 내 국민 요구 수용하라” 이집트 군부, 무르시에 최후통첩

“48시간 내 국민 요구 수용하라” 이집트 군부, 무르시에 최후통첩

입력 2013-07-02 00:00
업데이트 2013-07-02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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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정부 시위 이틀간 16명 사망

취임 1주년을 맞은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의 사퇴를 요구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이틀째 이어지면서 시위대가 무르시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인 무슬림형제단 본부를 공격하는 등 압박 강도를 높였다. 무르시 대통령이 버티는 가운데 장관 5명이 집단 사퇴하고, 이집트 군부가 무르시 대통령의 결단을 압박하고 나서 이집트 정국은 더욱 요동칠 전망이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반정부 시위가 이어진 가운데 시위대가 카이로에 있는 최대 이슬람 조직이자 무르시 대통령의 정치적 지지 기반인 무슬림형제단 본부를 공격, 건물 내부에 있던 2명이 다쳤다. 목격자들은 시위대가 무슬림형제단 건물 1층에 화염병을 던져 유리창이 깨지고 검은 연기가 치솟았다고 전했다.

반정부 시위를 이끈 ‘타마로드’(반란)는 이날 무르시 대통령에게 2일 오후까지 퇴진하라고 최후통첩을 보냈다. 타마로드는 성명에서 “무르시는 2일 오후 5시까지 사임하라. 그러지 않으면 전면적 시민 불복종 운동이 시작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카이로 타흐리르광장과 대통령궁 주변에는 전날에 이어 시위대 수백명이 무르시 대통령의 퇴진과 조기 대선 등을 요구했다. 그러나 무르시 대통령은 퇴진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밝혀 정국 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무르시 대통령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일탈 행위에 관용을 베풀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정보통신부와 환경부, 관광부 등 장관 5명이 이날 정치적 혼란에 책임을 지고 집단으로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이집트 국영TV가 전했다. 이들은 반정부 시위대에 동조하는 뜻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집트 군부는 이날 국영TV를 통해 밝힌 성명에서 “국민의 요구가 48시간 내 충족되지 않으면 군부가 개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명은 이어 “48시간이라는 마지막 기회를 줄 테니 책임을 져야 한다”며 무르시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편 이틀간 이어진 시위로 최소 16명이 숨지고 780명 이상이 다쳤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2013-07-02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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