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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인간배아복제 줄기세포 첫 성공

美, 인간배아복제 줄기세포 첫 성공

입력 2013-05-17 00:00
업데이트 2013-05-17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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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세포·난자 융합 심장세포로… 복제인간 등 윤리적 문제 도마에

미국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인간 배아복제 줄기세포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마음만 먹으면 복제인간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입증된 셈이다. 생물·의학계와 외신들은 부작용이 없는 생체장기 생산이나 신체 복원, 희귀질환 치료 등에 신기원이 열렸다며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미 오리건보건과학대 슈크라트 미탈리포트 교수는 “태아의 피부세포를 핵을 제거한 사람의 난자와 융합시켜 배아줄기세포를 만들고 심장세포로 자라게 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국제저널 ‘셀’ 15일(현지시간)자에 게재됐다.

배아복제 줄기세포는 2004년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가 세계 최초로 수립했다며 ‘사이언스’에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다음 해 논문 조작 사실이 밝혀지면서 아직까지 미지의 기술로 남아 있었다. 연구팀은 핵을 제거한 난자를 피부세포와 함께 놓은 뒤 전기충격을 줘 융합하도록 했다. 복제의 기본적인 원리는 복제양 ‘돌리’나 복제개 ‘스너피’ 등과 비슷하다. 지금까지의 연구에서 인간의 배아는 융합 이후 분화 단계에서 일정 수준 이상이 지나면 성장을 멈춰버렸지만, 이번에 그 한계를 극복한 것이다. 박세필 제주대 줄기세포연구센터 교수는 “수백 개의 난자를 이용한 연구에서도 실패했는데 미탈리포트 교수팀은 126개 난자로 6개의 배아줄기세포를 만들었다”면서 “상용화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하면 퇴행성 희귀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각종 장기를 만들 수도 있다. 부작용이나 거부반응도 거의 없다. 배아줄기세포 수립에 난항을 겪는 사이 학계에서는 대안 연구가 활성화된 상태다. 다 자란 세포에 유전자 조작을 가해 배아 상태로 되돌리는 ‘유도만능줄기세포’(iPS)나 골수·제대혈(탯줄혈액) 등에서 추출한 성체줄기세포 등이 있다. iPS의 경우 일본과 미국 연구진이 지난해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할 정도로 기대가 높다. 하지만 모두 배아줄기세포에 비해서는 활용도가 크게 떨어진다.

다만 배아줄기세포는 근본적으로 윤리적 한계가 있다. 우선 이론적으로 자궁에 착상시킬 경우 복제인간이 만들어질 수 있다. 또 한정된 사람의 난자를 어떤 방식으로 얻을 것인지도 문제다. 오일환 가톨릭대 의대 교수는 “배아줄기세포는 최소 10년 이상의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나타냈다.

국내 배아줄기세포 연구는 황 전 교수 사태 이후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보건복지부는 윤리심사를 거쳐 허가를 받은 사람들만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2009년 정형민 차바이오텍 대표가 허가를 받아 연구를 진행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복지부는 “투명한 계획과 윤리적 안전성이 보장된다면 추가적인 연구의 길은 언제든지 열려 있다”고 설명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2013-05-17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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