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수행원은 야간에 단독행동 금지” 대통령 訪美 매뉴얼 이미 있었다

“수행원은 야간에 단독행동 금지” 대통령 訪美 매뉴얼 이미 있었다

입력 2013-05-16 00:00
업데이트 2013-05-16 00:0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250여쪽 분량 訪美 행사 책자 수첩도 만들어 수행단에 배포

이미지 확대
박 대통령 스승의 날 모범교원 초청 오찬
박 대통령 스승의 날 모범교원 초청 오찬 박근혜(왼쪽) 대통령이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스승의 날 모범교원 초청 오찬 행사에 앞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앞줄 오른쪽은 허태열 비서실장.
이언탁 기자 utl@seoul.co.kr
정부 내 대통령 해외순방 매뉴얼이 이미 존재하고 있으며,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수행단 보안 및 안전을 감안해 수행원의 ‘야간 단독 행동’를 금지하는 지침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윤창중 전 대변인의 성추문 의혹과 관련해 재발 방지를 목적으로 대통령 해외 수행단의 ‘매뉴얼’을 만들겠다는 청와대의 대처 방안이 비판의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방미 때 활용된 정부 매뉴얼은 모두 두 가지로 외교부의 대외비 문서로 분류되고 있다. 외교부는 이번 방미도 이 매뉴얼에 따라 준비했으며, 대통령 및 수행단의 세세한 일정과 동선, 의전, 상황별 세부 계획을 기술한 250여쪽 분량의 행사 책자도 수첩 형태로 별도 제작돼 수행단 전원에게 배포됐다.

15일 서울신문이 입수한 외교부 대외비 문서인 A4크기 78쪽 분량의 ‘대통령 해외방문 행사 준비지침’과 ‘미국 방문 행사책자’를 분석한 결과 대통령 수행단은 보고 없이 야간에 숙소를 벗어나는 등의 개별 행동이 금지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박 대통령이 머물렀던 중간 기착지인 뉴욕과 한·미 정상회담이 열린 워싱턴DC에서도 보안 및 안전을 위한 주의 사항으로 명시돼 있다.
서울신문이 15일 입수한 정부의 대통령 해외 순방 매뉴얼. A4용지 크기로 총 78쪽 분량인 이 매뉴얼에는 해외 방문 계획 수립부터 순방 코드네임 선정, 정부합동답사단 파견, 수행원 안내서, 기능별 준비 사항 등 순방 준비 사항이 망라돼 있다. 이번 방미 행사를 위해 별도로 제작돼 수행단에 배포된 250쪽 분량의 ‘미국 방문 행사 책자’는 3급 기밀로 주요 일정 및 점검 사항, 상황별 세부 계획, 업무 분장 등이 명시돼 있다.
서울신문이 15일 입수한 정부의 대통령 해외 순방 매뉴얼. A4용지 크기로 총 78쪽 분량인 이 매뉴얼에는 해외 방문 계획 수립부터 순방 코드네임 선정, 정부합동답사단 파견, 수행원 안내서, 기능별 준비 사항 등 순방 준비 사항이 망라돼 있다. 이번 방미 행사를 위해 별도로 제작돼 수행단에 배포된 250쪽 분량의 ‘미국 방문 행사 책자’는 3급 기밀로 주요 일정 및 점검 사항, 상황별 세부 계획, 업무 분장 등이 명시돼 있다.


수행원은 외부인과의 접촉과 통화도 금지됐다. 이는 대통령의 일정 및 동선 정보가 1급 보안 기밀에 해당하기 때문이라는 게 정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윤 전 대변인이 숙소인 워싱턴DC 페어팩스 호텔을 벗어나 승용차로 10여분 이상 떨어진 W호텔 바에서 여성 인턴, 운전사와 술자리를 가진 행위는 수행단 지침 자체를 위반한 셈이다. 특히 윤 전 대변인에게 박 대통령이 참석하는 일정 및 장소, 이동 동선 등의 상세 정보가 담긴 책자가 제공됐다는 점에서 그의 ‘미스터리한 행적’은 대통령의 안전에도 영향을 주는 심각한 보안 위반으로 분류될 수 있다. 윤 전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7일(현지시간) 밤 9시 30분에서 8일 0시뿐 아니라 그가 외부 모처에서 숙소인 페어팩스 호텔에 만취 상태로 들어오는 모습이 목격됐다는 새벽 4시 30분까지의 행적은 반드시 규명돼야 할 부분이다.

한국문화원이 윤 전 대변인에게 별도의 차량을 제공한 것 역시 매뉴얼을 위반한 ‘과잉 예우’였다. 대통령을 제외한 공식 수행원은 현지에서 이동시 V1, V2, V3 등의 암호명으로 표시된 15인승 버스를, 실무 수행원과 기자단은 B1, B2, B3로 표시되는 55인승 버스에 탑승하도록 돼 있다. 매뉴얼에 따르면 청와대 대변인의 경우 통상 국방·외교보좌관과 외교부 북미국장 등과 함께 탑승한다. 정부 소식통은 “공식 수행원인 외교장관에게도 개별적으로 승용차가 배정되지 않으며, 필요할 때만 임대한 승용차를 공식 수행원이 돌려 쓴다”며 “이번 방미에서 실무 수행원으로 편제된 윤 전 대변인에게 차량이 단독 배정된 건 의전에도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수행단은 차관급인 이남기 홍보수석과 1급인 윤 전 대변인뿐만 아니라 최상화 춘추관장, 전광삼 선임행정관, 이미연 외신대변인과 행정관 등 총 10명에 이른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선택은?
국민연금 개혁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공론화위원회는 현재의 보험료율(9%), 소득대체율(40%)을 개선하는 2가지 안을 냈는데요. 당신의 생각은?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50%로 각각 인상(소득보장안)
보험료율 12%로 인상, 소득대체율 40%로 유지(재정안정안)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