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석유가격 인하 기여” “일본산 수입만 조장”

“석유가격 인하 기여” “일본산 수입만 조장”

입력 2013-04-11 00:00
업데이트 2013-04-11 00:14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석유 전자상거래제’ 도입 1년… 정부·업계 성과 논란

정부가 국내 석유판매 시장의 독점적 구도를 깨겠다며 석유 전자상거래 제도를 도입(지난해 3월 30일)한 지 1년이 지났다. 정부는 이 제도가 석유제품의 가격 인하에 한몫했다고 자평하지만, 관련 업계는 인센티브까지 줘 가며 수입만 부추기고 있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1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전자상거래 시장을 통해 거래되는 휘발유와 경유(2월 말 기준)는 하루 평균 918만ℓ로, 152억원에 이른다. 개장 직후인 지난해 4월만 해도 거래량이 21만 6000ℓ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1년 새 규모가 42배가량 커졌다.

참여업체도 ▲정유사 4개 ▲수입업체 15개 ▲대리점 158개 ▲주유소1321개 ▲일반 판매소 5개 등 1503개로 지난해 6월(452개)보다 3배 이상 늘었다.

특히 지난해 7월부터 올해 1월까지 전자상거래로 거래된 경유는 정유사의 공급 가격보다 ℓ당 55원 정도 저렴했다. 이는 전자상거래를 통해 얻는 인센티브(ℓ당 약 44원)보다도 10원 이상 싼 것이다. 전자상거래가 공급 업체들 간 경쟁을 이끌어내 추가적인 가격 인하를 가져왔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하지만 업계의 반응은 냉랭하다. 가격 인하 효과도 크지 않은 데다, 수입 제품에 인센티브를 제공함으로써 대일(對日) 무역적자만 키웠다는 것이다.

전자상거래가 시작된 지난해 휘발유와 경유 수입량은 총 485만 7000 배럴로 2011년 같은 기간(95만 배럴)보다 5배가량 늘었다. 올들어 수입은 더 늘어 지난 1~2월 수입량(228만 6000배럴)은 전년 동기(7만 8000 배럴)보다 30배 가까이 급증했다. 지난 2월까지 경유 수입액만 해도 9421억원에 달한다.

석유 수입이 크게 늘었지만 가격 할인 효과는 미지수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국제 기준인 싱가포르 거래 시장의 경유 가격이 최근 1년 사이에 ℓ당 122원 떨어졌지만, 국내 주유소의 경유 가격은 75원 떨어지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리적 이점과 엔저(円低)를 등에 업은 일본산 제품이 국내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최근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등으로 수입선이 확대되긴 했지만, 일본산이 여전히 전체 수입 물량의 7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전자상거래로 사는 경유에 바이오디젤 2% 혼합 의무까지 면제해줘 국내 신재생에너지 산업 기반마저 흔들고 있다는 성토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업체들의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것이 정부의 특혜 명분이지만, 실제로 바이오디젤 혼합이 그리 어려운 작업이 아닌 만큼 어떻게든 수입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높여주려는 고육책”이라고 꼬집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용어 클릭]

■석유 전자상거래 정유업체와 수출입업자, 석유제품 대리점, 주유소 등이 전자시스템을 통해 석유제품을 거래하는 제도. 정부는 거래 활성화를 위해 할당관세(14~27원)와 수입부과금(16원), 바이오디젤 2% 혼합(10원·경유만 해당) 등을 면제해줘 ℓ당 40~50원의 인센티브를 주고 있다.

2013-04-11 21면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선택은?
국민연금 개혁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공론화위원회는 현재의 보험료율(9%), 소득대체율(40%)을 개선하는 2가지 안을 냈는데요. 당신의 생각은?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50%로 각각 인상(소득보장안)
보험료율 12%로 인상, 소득대체율 40%로 유지(재정안정안)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