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개발 사업 결국 ‘좌초’

용산개발 사업 결국 ‘좌초’

입력 2013-03-14 00:00
업데이트 2013-03-14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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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P 이자 52억 못 갚아 31兆 사업 7년만에 ‘디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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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이 부도를 맞은 13일 서울 용산구 서부이촌동 인근 주택가에 주민들의 주장을 담은 현수막이 을씨년스럽게 걸려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이 부도를 맞은 13일 서울 용산구 서부이촌동 인근 주택가에 주민들의 주장을 담은 현수막이 을씨년스럽게 걸려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31조원을 들여 ‘황금성’을 짓겠다던 용산국제업무지구(용산역세권) 개발 사업이 결국 신기루로 끝나 가고 있다.

13일 용산 개발의 시행사인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드림허브)는 2000억원 규모의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만기 연장을 위한 선이자 52억원을 12일까지 입금하지 못해 디폴트(채무불이행)를 맞게 됐다고 밝혔다. 2006년 사업을 시작한 지 7년 만이다.

드림허브가 이번에 갚지 못한 52억원은 2000억원 규모의 ABCP 만기 연장을 위한 대출채권이기 때문에 아직 ABCP는 부도가 나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이번 대출채권의 부도로 인해 개발 비용 조달을 위해 발행했던 2조 7000억원 규모의 ABCP와 자산유동화증권(ABS)에 대해 금융권이 조기 상환 요청을 할 수 있어 부도 처리될 가능성이 커졌다.

당초 드림허브는 대한토지신탁으로부터 받을 257억원 중 코레일이 지급보증을 서기로 한 64억원으로 ABCP의 만기를 연장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대한토지신탁이 코레일 보증분을 제외한 193억원에 대한 추가 지급보증을 요구했고 결국 나머지 금액에 대한 지급보증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자금 마련에 실패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193억원에 대한 추가 지급보증을 코레일이 지기에는 부담이 너무 크다”고 전했다.

용산개발사업이 디폴트되면서 출자사들은 1조원대의 자본금을 날리게 됐다. 전환사채(CB) 1500억원과 토지 대금을 담보로 조달한 자금 2조 4167억원, 랜드마크 빌딩 계약금 4161억원을 포함하면 지금까지 투자 금액은 4조 208억원에 이른다. 반환 금액을 생각하더라도 대략 1조원 안팎의 피해가 발생하게 된다. 1대 주주인 코레일 큰 손실을 입게 되고, 롯데관광개발은 존립 기반을 위협받게 된다.

한편 정부는 용산개발 부도로 자본잠식 위기에 빠진 코레일에 자산재평가 후 채권발행 한도를 높여 주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서울신문 3월 8일자 17면> 구본환 국토해양부 철도정책관은 “용산개발사업 부도 시 토지매각대금 반환 등으로 코레일의 재무상황이 나빠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사업 부도 후에도 코레일은 보유 자산의 재평가를 통해 재무상태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그는 “코레일이 현재 자본금 대비 채권발행 한도가 2배로 묶여 있는데 이를 4배로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2013-03-14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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