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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진추, 진화론 삭제 논문 공모…美, 4개州서 창조론 교육법안 준비

교진추, 진화론 삭제 논문 공모…美, 4개州서 창조론 교육법안 준비

입력 2013-02-08 00:00
업데이트 2013-02-08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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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끊이지 않는 진화론 vs 창조론 논쟁

지난해 고등학교 과학교과서의 ‘시조새’ 삭제를 청원해 논란을 일으켰던 기독교계 단체 ‘교과서진화론개정추진회’(교진추)가 ‘진화론 삭제 논문 공모’에 나섰다. 창조과학회는 창조론 교육을 확대하고 있다. 창조론과 진화론 간 논쟁의 본산인 미국에서도 새로운 기류가 흐르고 있다. 4개 주가 사실상 ‘창조론’을 가르치는 법안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7일 기독교계에 따르면 교진추는 다음 달 10일까지 ‘후추나방은 대진화를 위한 자연선택의 증거가 아니다’라는 주제의 논문을 공모한다. 흰색에서 검은색으로 색깔이 변해 온 후추나방은 ‘다윈의 나방’으로 불리며 생물종이 환경에 적합한 방향으로 진화한다는 다윈 진화론의 핵심인 ‘자연선택설’의 대표적 사례다. 교진추는 후추나방의 색 변화가 진화가 아니라는 논거를 수집한 뒤 이 내용의 교과서 삭제를 청원할 방침이다. 교진추는 논문 대상에 100만원, 금상 50만원 등 상금까지 제시하고 있다. 교진추는 2011년 말부터 ‘시조새’ ‘말의 진화’ ‘화학선택설’ 등의 내용을 교과서에서 삭제해야 한다고 교육과학기술부에 청원하고 있지만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현행 고교 과학교과서 편찬에 참여한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후추나방은 학술적으로 진화의 증거로 공인받은 엄연한 사실”이라며 “논란을 일으켜 창조론의 입지를 확보하려는 꼼수”라고 지적했다.

교진추를 설립한 창조과학회 역시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장순흥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교육과학 분과 인수위원이 주도적으로 만든 창조과학회는 온누리교회 등 유력 교회들과 ‘창조과학 선교단’을 구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창조과학스쿨’은 5주 과정에 3만원가량을 받고 ‘성경 속 과학이야기’ ‘노아 홍수의 역사’ ‘끝나지 않은 진화론 교과서 개정’ 등을 가르친다. 초등학생이 주 타깃이다. 방학 중에는 ‘공룡탐사’를 주제로 초등학생들을 모집한 뒤 ‘공룡도 사람과 같이 살았다고요?’라는 주제의 캠프를 열기도 했다. 생물학계의 한 관계자는 “어린이들을 상대로 한 위험한 과학교육”이라며 “가치관의 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2005년 ‘신이 창조를 주관했다는 지적설계론은 과학이 아닌 종교’라는 연방대법원의 판결로 잠잠해졌던 미국 내 창조론자들의 움직임이 다시 활발해지고 있다. 외신들은 최근 “미국 미주리, 몬태나, 오클라호마, 콜로라도 등 4개 주의 학교에서 진화론 이외의 학설을 가르칠 수 있도록 하는 법안 도입이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법안을 주도하는 기독교계 단체들은 창조론을 전면에 내세우는 대신 ‘학문적 다양성’을 앞세운 논리로 법안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있다. 미국립과학교육센터 측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진화론을 가르치는 것보다 창조론을 함께 실어서 학생들이 토론하도록 하면 교육에 더 효과적이라는 식의 궤변”이라며 “포장은 그럴 듯하지만 결국 목표는 창조론”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미국에서는 루이지애나주와 테네시주의 일부 학교에서 창조론을 진화론과 병행해 가르치고 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2013-02-08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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