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북 미사일 발사, 국제고립 자초했다

[사설] 북 미사일 발사, 국제고립 자초했다

입력 2012-12-13 00:00
업데이트 2012-12-13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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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어제 장거리 로켓을 전격 발사했다.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위성임을 강변하면서 미사일을 쏘아 올린 것이다. 북한 김정은 체제의 불가측성과 낮은 신뢰도가 재차 확인됐다고 하겠다. 북한은 어제 조선중앙TV 등을 통해 “‘광명성 3호’ 2호기 위성의 발사가 성공했다.”고 밝혔다. 일련의 사정으로 발사 시기를 당초 22일에서 29일로 연장한다던 북한의 발표와 기술적 결함으로 로켓을 수리 중이라는 보도를 믿었던 국민들로선 큰 충격을 느꼈을 것이다.

북의 장거리 미사일 사거리가 1만여㎞에 달한다는 추정이 맞다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대량살상무기 개발 목표에 엄청난 진전을 이뤘음을 의미한다. 북의 군사적 위협은 말이 아닌 현실이 됐다는 뜻이다. 북한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3차 핵실험까지 감행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한다. 까닭에 이번에 북의 미사일 발사과정에서 드러난 우리 정보력의 한계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만일 발사를 위한 마지막 단계를 로켓 수리로 거꾸로 판단했다면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북한의 움직임을 감시하는 데 실패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북의 미사일 발사는 한반도와 세계 평화에 대한 위협이자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이다. 유엔 차원의 제재가 불가피한 이유다. 우리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을 근본적으로 막으려면 북의 돈줄을 죌 금융제재도 검토해야 한다고 본다. 이를 위해서 국제사회가 긴밀한 협조체제에 들어가야 한다. 특히 실질적 제재를 위해서 중국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중국도 이미 유감을 표명한 만큼 제재 국면에 중국이 적극 나서도록 외교력을 집중해야 한다.

북한이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을 착착 진행하는 것은 국제사회로부터 핵무기 보유국임을 인정받기 위함일 것이다. 대량살상무기를 지렛대로 미국 등으로부터 더 많은 것을 얻기 위한 협상을 기도할 게 뻔하다. 김정은으로서는 얼떨결에 권력을 세습한 애숭이가 아니라는 것을 대내외에 알리면서, 세습체제를 공고히 하기 위해 핵실험 등 또 다른 불장난을 할지도 모를 일이다. 혹여 대선정국의 한복판에 터진 북의 도발을 정치권이 정략적으로 이용해선 안 될 것이다. 평화를 위협하는 북의 도발을 막는 데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2012-12-13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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