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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국면전환용 ‘新매카시즘’ 논란

김무성 국면전환용 ‘新매카시즘’ 논란

입력 2012-10-25 00:00
업데이트 2012-10-25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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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 ‘능력대로 내고 필요한 만큼 쓰자’ 복지론은 공산주의 발상”

대선을 50여일 앞둔 새누리당이 구태의연한 ‘색깔론’를 또 꺼내 들어 빈축을 사고 있다. 해법이 보이지 않는 정수장학회 문제를 돌리기 위한 국면 전환용 ‘물타기’가 아니냐고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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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들을게요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국교육방송공사(EBS)를 방문해 구내식당에서 직원들과 점심을 먹기 전에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잘 들을게요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국교육방송공사(EBS)를 방문해 구내식당에서 직원들과 점심을 먹기 전에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김무성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은 24일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에 대해 “안 후보가 저서 ‘안철수의 생각’에서 복지 확충 재원에 대해 ‘능력대로 내고 필요한 만큼 쓰자’는 식의 대답을 했는데 이는 마르크스가 공산주의를 주창하며 사용한 슬로건”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안 후보의 저서 ‘안철수의 생각’에서 이 구절이 등장한 전후 맥락을 보면 김 본부장의 주장에 고개를 젓게 된다. 안 후보는 저서에서 “우리가 희망하는 복지국가를 건설하려면 많은 재원이 필요하다. 현재의 재원으로는 모두가 바라는 나라로 갈 수 없다.”고 전제하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낮은 우리나라의 조세부담률과 국내총생산(GDP) 대비 낮은 복지 지출을 지적했다. 이어 “복지 지출을 늘리기 위해 점진적으로 세금을 늘리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이른바 복지 포퓰리즘을 경계하며 “능력대로 내고 필요한 만큼 쓰자.”고 밝힌 것이다. 특히 “의료보험처럼 소득 수준에 따라 능력대로 세금을 더 내고 필요한 복지 혜택을 받는 시스템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김 본부장은 이를 “복지에 대해 위험하고 비현실적인 얘기 두 가지를 했다.”고 힐난했다.

이어 “전 세계의 반을 차지했던 공산주의 국가가 74년 만에 패망한 것은 능력대로 일하자고 했지만 슬로건과 달리 노동의 동기 부여가 없어져 생산성이 급속도로 약화됐기 때문”이라면서 안 후보의 복지 포퓰리즘에 대한 경계를 공산주의 패망의 원인으로 둔갑시켰다. 사실상 복지 지출을 위해 세금을 더 걷자는 안 후보의 ‘생각’을 ‘마르크스의 공산주의 슬로건’으로 연결시킨 것이다. 지나친 논리적 비약으로 볼 수 있다. 김 본부장도 선대위 취임 일성으로 부유세 신설과 복지 포퓰리즘 반대를 주장했다.

이 같은 색깔론에 대해 당 안팎에선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21세기 유권자들이다. ‘신매카시즘’이 ‘안철수 현상’을 이길 수 있다고 보는지 답답하다.”고 말했다. 윤성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색깔론은 보수층으로부터 공감을 얻을 수 있지만 외연 확대에는 마이너스로 작용할 것”이라면서 “그럼에도 김 본부장이 색깔론을 꺼내 든 것은 정수장학회 문제로 비롯된 수세 국면에서 벗어나려는 의도가 커 보인다.”고 진단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2012-10-25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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