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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범죄를 쫓다

6단계만 거치면 모두 아는 사이? 검색엔진 ‘베이컨 법칙’에 도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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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ㅣ 수정 : 2012-09-18 00:12 과학 섹션 목록 확대 축소 인쇄
1994년 1월. MTV의 인기 토크쇼 ‘존 스튜어트쇼’에 한 통의 편지가 배달됐다. 크레이그 패스·마이크 기넬리·브라이언 터틀 등 대학생 3명은 “배우 케빈 베이컨이 모든 사람을 아는 신이라는 것을 입증할 수 있다.”고 장담했다. 흥미를 느낀 방송사는 이들을 베이컨과 함께 출연시켰다. 세 사람은 청중이 이름을 대는 배우들이 베이컨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막힘없이 풀어냈다. 예를 들어 해리슨 포드는 베이컨과 같은 영화에 출연한 적은 없지만 베이컨과 ‘레이더스’에 함께 등장했던 캐런 앨런과 함께 ‘애니멀 하우스’의 주연을 맡았기 때문에 한 단계만 건너면 인연이 있다는 식이다. 이를 계기로 미국에서는 ‘베이컨 게임’으로 불리는 놀이가 대유행했다. 영화에 함께 출연한 관계를 1단계로 설정하고, 다른 배우들이 베이컨과 몇 단계 안에 연결될 수 있는가를 더 빨리 찾는 게임이었다. 시간이 지나자 사람들은 신기한 현상을 발견했다. 그들이 알고 있는 배우들이 모두 6단계 또는 그 이전에 베이컨과 연결된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왜 하필 베이컨이었을까. 게임을 만든 세 사람은 1996년 발간한 책 ‘케빈 베이컨의 6단계’라는 책에서 “1958년생인 베이컨이 수십년간 강한 캐릭터를 기반으로 다양한 장르의 영화에 출연한 배우라서 연결고리를 찾기가 쉬웠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세 사람이 ‘여섯 다리만 건너면 지구 위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 아는 사이’(Six Degrees of separation)라는 서양의 오래된 속담 속의 ‘separation’을 케빈 베이컨으로 잘못 알아들었기 때문이라는 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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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코넬대 연구진은 이 같은 연결의 과학적 근거를 찾기 위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시도해 1998년 과학저널 ‘네이처’에 발표했다. 이들은 할리우드 배우라는 한정된 관계 속에서 베이컨이 평균 3.65단계에서 모든 사람과 연결된다고 밝혔다. 이는 현재까지 운영되고 있는 버지니아대의 ‘베이컨 게임’ 사이트(oracleofbacon.org)의 통계에서 3~4단계가 가장 많다는 결과와 일치한다.

‘좁은 세상’에 대한 사례 정도로 거론되던 ‘베이컨 게임’이 구글로 인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구글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사이트의 ‘이스터 에그’에 베이컨 게임을 도입했다. 이스터 에그는 구글의 프로그래머들이 검색에 몰래 숨겨 놓는 소소한 장난의 통칭이다. 검색창에 중력을 의미하는 ‘gravity’를 치면 화면이 무너져 내리거나, 크리스마스 이브에 ‘눈이 내리게 해 달라’고 검색창에 쓰면 화면에 눈이 내리는 식이다. ‘베이컨 게임’ 이스터 에그는 영화배우를 검색하면 그 사람이 몇 단계를 거쳐 베이컨과 연결되는가를 표시해 준다.

특히 이번 서비스는 기술의 발전에 따라 밝혀진 베이컨 법칙의 오류를 속속들이 파헤치고 있다. 구글 프로그래머 패트릭 레이널즈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영화에 등장한 할리우드 배우들은 대부분 2단계에서 베이컨과 연결이 된다.”면서 “영화전문 데이터베이스인 ‘IMDb’(International Movie Database)에 등재된 250만명의 배우 중 99%가량이 베이컨과 4단계 이내에서 연결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검색어에 약간의 변형을 주면 결과는 전혀 달라진다. 베이컨의 출연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만큼 신인 배우와의 단계는 점점 증가한다. 또 독립영화나 한두 편의 영화에 출연한 배우의 단계는 더 늘어난다. 실제로 구글은 8~9단계에 이르러서야 베이컨과 만나는 배우를 숱하게 찾아냈다.

지난 15년간 눈부시게 발전한 인터넷 검색은 베이컨 법칙이 최적화된 모델이 아니라는 불편한 사실도 밝혀냈다. 구글의 서비스에서 베이컨은 할리우드 배우 중 ‘가장 많은 네트워크를 가진 배우’ 순위에서 고작 444위에 불과했다. 이는 최상위권에 위치한 숀 코너리나 데니스 호퍼, 크리스토퍼 리 같은 배우를 이용해 법칙을 만들면 ‘3단계 법칙’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abc방송은 “매번 새로운 영화가 나오면 순위가 바뀌고, 특히 유명 배우가 영화에 출연하면 숫자는 더 줄어들게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2012-09-18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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