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지역 따른 기회불평등 해소”

“소득·지역 따른 기회불평등 해소”

입력 2012-06-14 00:00
업데이트 2012-06-14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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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함께가는 열린채용’ 의미

삼성이 3급 신입사원 공채에서 지방대생과 저소득층 자녀를 우대하는 채용 정책을 채택했다. 국내 대기업 가운데 신입사원 공채에서 지방과 소득을 고려해 특별 채용하는 것은 삼성이 처음이다. 다른 대기업 집단들도 삼성의 ‘실험’에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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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열정 있으면 도전의 기회

삼성그룹은 1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함께 가는 열린 채용’을 발표했다. 소외계층 취업준비생들에게 더 많은 입사 기회를 주겠다는 것이 골자다.

삼성은 이미 1995년부터 국내 기업 최초로 ‘열린 채용’을 실시해 학력과 지역, 성별 등 사회 전반의 관행적 차별 철폐에 나선 바 있다. 이번 채용은 한 발 더 나아가 사회적 약자 계층이 실질적인 취업 기회를 더 많이 가질 수 있도록 ‘특별채용’으로 범위를 확대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에 덧붙여 삼성은 중학교 때부터 저소득층 자녀의 교육과 채용을 연계하는 ‘희망의 사다리’ 프로그램도 내놨다. 저소득층 대상 방과 후 학습지원 사업인 ‘드림클래스’에 참가하는 학생 가운데 학습 의욕이 높은 이들을 선발, 고교 진학을 지원하고 학업을 마칠 수 있게 돕는 것이다. 우수 학생은 고졸 공채 등을 통해 삼성에서 직접 채용한다.

저소득층 청소년을 대상으로 ‘학업→진학→장학지원→취업’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흐름을 만들어 경제적으로 어려워도 꿈만 잃지 않는다면 사회에 성공적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삼성의 새 채용 방식은 올 하반기부터 적용된다. 삼성은 해마다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에서 9000명 정도를 뽑아 왔다. 이번 발표대로라면 삼성은 지방대 출신(35%)과 저소득층(5%)의 합계 비율이 최대 40%에 이르게 된다. 올 하반기에만 최대 3600명이 특별채용을 통해 입사하게 된다.

특히 저소득층 특별채용은 사실상 ‘실험’에 가깝다. 그동안 일반 사기업에서 특정 계층에 채용 인력을 할당해 뽑은 사례가 없었기 때문이다. 주요 대학 총장이나 학장의 추천을 통해 경제적 여건은 어렵지만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에게 가점 등을 부여해 선발하는 방식 등을 검토하고 있지만, 삼성 역시 선례가 없는 만큼 구체적인 채용 방식 등에 대해서는 관련 부서에서 연구와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이인용 그룹 커뮤니케이션팀 부사장은 “기업의 경쟁력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사회적 약자 계층을 최대한 배려할 수 있도록 채용 규모를 정했다.”고 설명했다.

●“우리사회 전반에 긍정적 영향”

삼성의 이번 결정은 ‘동반성장’ ‘공정사회’ ‘친서민’ 등을 강조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삼성이 고환율 정책의 최고 수혜기업으로 떠오르면서 ‘(삼성이) 양극화에 일정한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견이 형성된 데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형제들 간의 유산 상속 분쟁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의 한 고위 임원은 “19대 국회에서 대기업에 대한 규제 강화 법안들을 내놓을 것에 대비해 연초부터 그룹 내부에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 왔다.”면서 “삼성의 이번 시도는 다른 기업들의 채용 방식에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2012-06-14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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