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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혼女 언제나 혼외정사 의도”… 복거일 발언 논란

“기혼女 언제나 혼외정사 의도”… 복거일 발언 논란

입력 2012-03-29 00:00
업데이트 2012-03-29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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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 정부규제 관련 강의서 주제와 다른 ‘여성비하’ 쏟아내

소설가이자 대표적인 보수 논객인 복거일(66)씨가 이화여대에서 열린 초청강연에서 여성 비하적인 발언을 쏟아내 논란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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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씨는 지난 21일 이화여대 행정학과 전공수업인 ‘규제행정론’의 초청강연 도중 “여성은 결혼을 했어도 언제나 혼외정사의 의도가 있고, 그렇기 때문에 항상 여성을 감시해야 한다.”면서 “이 때문에 여성이 ‘시집간다.’는 표현이 있으며, 여성의 시집살이는 남성의 유전자를 보전하기 위한 하나의 장치”라고 말했다. 이어 “여성이 힘들어하는 시집살이는 여성이 한눈을 팔지 못하게 하며, 성적인 관계를 남편에게만 집중할 수 있게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여성이 화장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남성에게 섹스 어필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남성은 유전자적으로 젊고 어린 여성을 원하기 때문에 여성은 최대한 어려보이려고 화장을 한다.”고 논리를 폈다.

복씨는 “남성은 자식이라도 자신의 유전자를 가졌는지 확신할 수 없어 계속 다른 여성과 성적인 관계를 가져야 한다.”면서 “관습은 우리 사회에서 아주 오래 전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것이어서 함부로 없애서는 안 된다. 호주제 역시 폐지해서는 안 된다.”며 성차별적인 발언을 이어갔다.

문제의 강연 내용이 알려지자 이화여대 안팎에서 비난 여론이 쇄도하고 있다. 복씨의 발언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인 데다 강의 목적과도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학생 A씨는 “강연 내내 성적으로 여성을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면서 “과거 여성을 억압하던 관습이 과학적 또는 유전학적으로 정당하다는 듯 주장하는 모습이 황당하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 B씨는 “강연 내내 분위기가 술렁거렸다.”면서 “질문도 받지 않던데, 아마 학생들이 따질까 봐 그랬던 것 같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일부 학생들은 대학내 양성평등센터에 복씨를 신고했다. 또 강연 내용은 학내 커뮤니티 사이트인 이화이언에 올려졌다.

해당 수업은 매주 외부 강사를 초빙해 진행하는 강의다. 복씨는 당초 ‘정부규제의 이념적 논의’를 주제로 강의할 예정이었지만 실제로는 수업시간 3시간 중 절반 이상을 수업과 무관한 여성 비하적 발언으로 채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복씨를 섭외한 조택 교수는 “학생들로부터 강연 내용을 전해들었다.”면서 “복씨가 그동안 책이나 기고에서 밝힌 내용이 강의 주제와 연관이 있을 것 같아 섭외했다.”고 말했다. 대학 측은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조치할 부분이 있으면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복씨는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다. 복씨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이상한 사람이 (강의 내용을 인터넷에 올리는 등 ) 말썽을 일으키고 있다.”면서 “관심 가질 만한 일도 아니니 (나 말고) 학교에다 말하라.”고 말했다.

김진아·명희진기자 jin@seoul.co.kr

2012-03-29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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