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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어떡하니

프로야구 어떡하니

임병선 기자
입력 2012-02-28 00:00
업데이트 2012-02-28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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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문으로만 떠돌던 프로야구 경기 조작의 실체가 드러날까.

 28일 대구지검이 프로야구 LG의 김성현(23) 투수를 긴급체포하면서 다른 구단 선수들까지 줄줄이 검찰에 불려가는 상황이 빚어지지 않을까 프로야구계가 술렁이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이날 양해영 사무총장 주재로 긴급 간부회의를 열어 검찰 수사가 어느 선까지 진행됐는지 점검하고 향후 대처 방안 등을 심도있게 논의했다. 한 관계자는 “설마설마 했는데 점차 사실로 구체화되는 모양새여서 당혹스럽다.”며 “사실로 드러나면 규약에 따라 영구제명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KBO는 김성현과 검찰 소환이 임박한 것으로 보이는 박현준(26)을 ‘제한선수’로 묶었다. 두 선수는 법원의 판단이 내려질 때까지 경기 출전이 정지돼 올시즌 마운드에 서는 모습을 보기는 사실상 어렵게 됐다.

 그동안 “선수들이 ‘결코 그런 사실이 없다.’고 한다. (경기 조작이) 사실이라면 팀 해체도 고려할 정도로 심각한 문제”라고 강력하게 대처하던 LG 구단은 큰 충격에 휩싸였다. 백순길 LG 단장은 “아직 제대로 확인하지 못해 뭐라 말하기 힘들다.”면서 말을 아꼈다. 구단 안팎에선 모기업에 미칠 이미지 실추 등을 크게 우려하며 대책을 논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전지훈련 중인 LG 선수단은 이날 고치 동부구장에서 열린 오릭스와의 연습경기에 나서 겉으로는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다. LG는 0-2로 뒤진 8회초 오지환의 2타점 3루타와 김일경의 좌전 적시타로 3-2로 역전했지만 8회말 2점을 헌납해 3-4로 재역전패했다. 22일 요미우리 자이언츠와의 연습경기에서 4-6으로 역전패했을 때 선수들을 불러모아 따끔하게 야단쳤던 주장 이병규도 이날은 후배들에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선수들은 삼삼오오 얘기를 나누고 김기태 감독과 코치진, 프런트는 별말 없이 경기장을 떠났다. 박현준은 이미 고치 원정 명단에서 제외돼 이날 오키나와에서 개인 훈련에 열중했다. 구단 관계자는 “박 선수는 실전 등판 단계가 아니어서 명단에서 제외된 것이며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전했다.

 김성현은 프로야구 경기 조작을 주도한 것으로 지목돼 지난 25일 구속된 대학야구 선수 출신 김모(26)씨와 같은 고교를 졸업했으며 평소에 친분이 깊었던 점에 검찰이 주목하고 있다. 이에 따라 김성현이 졸업한 제주 K고와 김씨가 졸업한 대구 Y대 출신으로 다른 구단에 소속된 선수들에까지 검찰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김씨의 고교, 대학 선후배는 현재 5개 구단, 10명 안팎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투수가 많고, 타자도 있다. 하지만 김씨는 박현준의 경기 조작 연루 여부에 대해선 한사코 함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끌었다.

 700만 관중 돌파를 자신하며 들떠 있던 프로야구는 시즌 개막을 불과 한 달여 앞두고 태풍의 핵에 진입하고 있다.

 김민수 선임·김민희기자 kimms@seoul.co.kr
2012-02-28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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