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관리비 1년 연체땐 이자 114%… 대부업 3배

아파트 관리비 1년 연체땐 이자 114%… 대부업 3배

입력 2012-02-20 00:00
업데이트 2012-02-20 01:02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복리적용… 밀릴수록 이율 높여 일부 자체규약으로 이자 더올려

아파트 관리비의 연체료가 대부업체 최고 이자율인 연 39%를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납부일을 하루만 늦게 내도 2%의 연체료가 붙고 1년 동안 밀리면 최대 114%의 연체료가 붙을 수 있다. 그러나 사채와 같은 연체료율을 제재할 규정은 현행법상 없다.

이미지 확대
아파트 관리비를 미납했을 때 부과하는 연체료율은 국토해양부가 정한 ‘공동주택 관리규약’에 따라 정해진다. 관리규약에 따르면 표준 연체료율은 ▲1~2개월은 2% ▲3~4개월은 5% ▲5~8개월 10% ▲9~12개월 15% ▲1년 이상은 20%이다. 겉으로는 별다른 문제가 없는 것 같지만 일부 운용은 다르다. 연체료율이 복리로 매겨지면서 이자가 불어나기 때문이다. 1년 내내 내지 않으면 연체료는 114%까지 올라간다. 예를 들어 한 달 관리비가 20만원일 경우 1개월 늦어지면 2%의 연체료가 붙어 20만 4000원이다. 2개월 미뤄지면 추가로 2%가 붙어 20만 8080원을 납부해야 하는 것이다. 복리에 복리가 붙어 6개월이 되면 20만원의 관리비는 27만 7000원이 된다. 12개월 동안 안 낼 경우 최대 58만 7000원에 이른다는 계산이다.

게다가 표준 연체료율은 말 그대로 ‘하나의 표준’일 뿐이다. 아파트마다 별도의 규정을 마련하고 있기 때문에 연체료율이 더 높은 곳도 다반사다. 서울 양천구 목동의 P아파트는 관리비가 한 달 밀리면 2%의 연체료율을 적용하다 두 달째는 4%, 석 달째는 6%, 넉 달째는 12%를 물린다. 목동 L아파트의 연체료율도 달마다 2%, 3.5%, 5%로 높아진다. 강남구 도곡동 S아파트는 1개월만 안 내도 5%씩의 연체료율을 부과하고 있다. S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은 “시설을 같이 쓰면서 관리비를 내지 않으면 다른 가구들이 나눠 부담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가혹하더라도 어쩔수 없다.”고 말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은 높은 연체료율 외에 일정 기간 연체하면 단전·단수 등의 극단적인 조치에 나서고 있다. 서울지역 아파트들은 대부분 ‘3개월 이상 연체 가구는 단전·단수를 취할 수 있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 또 관리비를 내지 않은 가구를 아파트 게시판에 올리는 관리사무소도 있다. 주무부처인 국토해양부 측은 이와 관련, “공동주택 관리규약은 일종의 가이드라인일 뿐”이라면서 “각 아파트가 실정에 맞게 관리규약을 따로 두는 것을 제재할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없다.”고 밝혔다.

김진아·조희선기자 jin@seoul.co.kr

2012-02-20 8면
많이 본 뉴스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해 내수 경기를 끌어올리는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빠른 경기 부양을 위해 특별법에 구체적 지원 방법을 담아 지원금을 즉각 집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국민의힘과 정부는 행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고 맞서는 상황입니다. 또 지원금이 물가 상승과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지원금 지급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