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이 말하다] 다이아몬드

누구냐 넌?

최근 정치권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다이아몬드 기사를 읽다가 내가 도스토예프스키라면 소설 <악령> 분량만큼의 장편 하나는 쓸 텐데 하고 혼자 웃었다.

돈 떨어진 도스토예프스키는 스크랩으로 오려 두었던 신문기사를 토대로(그의 표현대로 하면 ‘유충알’이라 한다) 오랫동안 온갖 스토리를 다 만들어 가며 뜸들인 사건을 돈 벌기 위해 일사천리로 써내려갔다는 친근감 있는 고백을 읽었기 때문이다.

다이아몬드 사건으로 돌아가서, 그곳에는 많은 설명이 필요한 이야기들이 있다. 우선 주인공인 다이아몬드가 뭐냐? 그것을 700만 원에 샀다면 어디에서 샀느냐, 그 다이아몬드가 지금 7천만 원의 가치가 나간다고 말한 그 사람은 그것을 7천만 원을 주고 살 용의가 있겠느냐는 등 웃지 못할 에피소드를 만드는 무지와 오해가 있기 때문이다. 돈 주고 샀다고 그것이 어디에서나 같은 값의 동일한 다이아몬드는 아니다. 보석감정사가 감정한 가치가 그렇다 해도 그것은 법적 효력이 없을 뿐만 아니라 판매가에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도 없다. 또한 28년 전에는 다이아몬드를 사고파는 것 자체가 금지되었고, 그 당시 보석상은 모두가 블랙마켓이었다. 상점 주인은 대개가 고물상 허가증을 가지고 영업을 하였으며, 현재 값이 7천만 원이라고 말할 수도 없고, 다이아몬드는 미술품과 달라 객관적인 평가보다는 거의 주관적인 평가라고 보아야 한다. 특히 결혼반지는 값을 떠나서 그 자체로 본인에게 중요한 물건이기에 더욱 그렇다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 결혼반지는 왜 다이아몬드인가? 1477년 오스트리아의 맥시밀리언 대공이 프랑스의 비건디 왕국의 공주에게 다이아몬드 반지를 주며 청혼을 한 데서 유래가 된 것이다. 요즘 청춘남녀들이 이유도 모르는 채 다이아몬드 반지에 목숨을 걸고 있다는 것은 시대에 맞지 않는 감각이고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다. 재산가치라는 건 현금성인데 다이아몬드 반지를 현금화하려고 했을 때의 어려움은 경험해 본 사람은 다 알 것이다. 다이아몬드가 아름답고 그 가치가 영원한 것을 알기에 아무리 비싸도 다이아몬드 반지를 결혼반지로 선택했다면 몰라도, 대부분 사람들은 다이아몬드가 무엇인지에 대해 정말 모르고 있다. 따라서 다이아몬드에 대해 가장 보편적이고 상식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이렇다.

우선 아름다움을 가장 큰 정체성으로 뽐내는 보석, 그중의 여왕인 다이아몬드를 쉽게 설명하기 위해 1캐럿 18K로 세팅된 다이아몬드 반지를 이야기해 보겠다.

다이아몬드는 지구의 3,000개의 광물 중 보석으로 뽑힌 130개 중 하나다. 가장 중요한 조건은 거의 100%(99.95%) 탄소로 이루어진 순수한 결정체이며 긁힘 등의 저항 경도가 10으로 가장 높고, 굴절률 또한 가장 높아(2.471) 그렇게도 아름다운 광채를 뿜어낼 수 있는 것이다. 고대인들은 다이아몬드가 어떠한 불이나 열에도 녹지 않는다고 믿어 그리스어로 정복할 수 없다는 뜻을 가진 아다마스(Adamasi)라는 어원을 가지고 있다. 오랜 세월의 침식작용으로 강에서 발견되기도 하는데, 1867년 최초로 발견된 ‘유레카(-나는 찾아냈다-)’는 남아프리카 오렌지강 유역에서 우연히 발견되었다. 1캐럿의 다이몬드 원석을 얻기 위해서는 광산에서 약 250톤의 암석, 자갈, 모래 등을 처리해야 했고, 원석을 연마할 때 50~60%가 손실되며 채취된 원석 가운데 약 25%만이 보석용으로 쓰이고 나머지는 공업용 등으로 쓰이게 된다.

1캐럿이라 할 때 캐럿(carat)은 0.2g의 무게 중량을 나타내는 단위이다(18K의 Karat은 금의 순도, 순금 24K를 기준으로 18K는 18이 금이고 나머지 6은 합금이라는 뜻이다).

다이아몬드의 가치 평가는 4C를 원칙으로 한다. 즉 중량(carat), 색상(Color), 투명도(clarity), 연마 형태(cut)이다. 이것은 1953년 미국보석학회(GIA)에서 체계화시켜 전 세계의 가치평가 판단기준이 되었다. 이 기준만 보아도 다이아몬드의 가치를 한눈에 알 수 있다.

중량은 무게에 따라 2부에서 많게는 1g이 나가면 5캐럿 또는 그 이상으로 명명한다. 색상은 무색의 경우(핑크, 블루, 옐로 등 유색도 있다) 다이아몬드의 D로부터 Z까지 23등급으로 나눈다. 투명도는 표면의 특징, 내포물 크기, 위치 성질, 색상, 숫자 등에 따라 11단계의 등급이 정해진다. 커트(연마)는 형태, 스타일, 프로포션(proportion), 피니쉬로 나누어 모양, 면들의 배열, 비율, 마무리 등 5개 등급(Excellent, Very Good, Good, Fair, Poor)으로 나눈다. 특히 이 커트 부분은 인간의 기술이 가해진 유일한 등급요소가 되므로 뛰어난 기술로 전반사를 일으켜 다이아몬드의 특징인 휘광과 파이어를 일으켜 잘 커트된 다이아몬드는 밑에서 보면 하트, 위에서 보면 행운의 화살 모양이 나타난다. 소위 하트 앤 애로우(Heart & Arrow) 효과가 그것이다.

요즘 금값은 천정부지로 뛰어오르고 있다. 그러면 다이아몬드의 가치도 금값처럼 급등할 여지가 있지 않겠는가? 결론부터 말해 제대로 평가받은 다이아몬드라면 객관적인 값은 처음 샀을 때의 가치의 수준을 항상 유지한다. 28년 전 700만 원이었다면 그때의 물가를 고려해 값이 떨어지지는 않는다는 이야기이다. 다만 금값이 너무 올라 그때보다 조금 오른 값으로 계산되겠지만 영향은 미미하다. 다이아몬드 값이 항상 안정적인 이유는 세계적으로 수요와 공급을 조절하는 기관인 광산회사 드비어스(DTC)가 있기 때문이다. 드비어스는 1888년 드비어스 연합광산을 설립하여 중앙 판매기구를 두고 전 세계의 다이아몬드의 공급과 수요를 조절해 왔다. 매년 10회씩 150여 명으로 구성된 사이트 홀더(sight, holder)에게 원석을 판매하는데 신용, 가문, 재산, 기술 등 엄격한 기준으로 선별된 이들이기에 믿을 만하다. 그러므로 영원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인간들에게 보석은 사랑과 함께 살아 있는 생명을 지닌 꽃처럼 매혹적이며, 추억과 전설로 우리 인생에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의미가 되는 것이다.

글_ 한영주 국제보석감정사

2012-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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