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5월 40% 증가
그리스의 올해 자살률이 유럽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지중해를 껴안은 이 나라는 3년 전만 해도 유럽에서 자살률이 가장 낮은 행복한 국가였다. 나랏빚이 쌓여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까지 몰렸고 경기불황이 계속되면서 견디다 못한 국민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는 것이다.그리스 보건부가 최근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5월 사이 자살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증가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9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시작되던 2008년만 해도 그리스의 자살률은 10만명당 2.5명으로 유럽 내에서 가장 낮았지만 불과 3년 만에 유럽 대륙에서 최악의 자살국이 됐다고 덧붙였다. 그리스 정교회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 장례식을 주관하지 않기 때문에 그리스에서는 가족이 자살해도 이를 숨기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자살자 수가 알려진 것보다 훨씬 많을 수 있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경제난 탓에 어려움을 겪어온 서민들이 목숨을 끊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국가부채 위기에 따른 긴축재정 탓에 연금 등이 줄었고 경제 불황은 언제 끝날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2011-12-20 2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