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시대·카라…김태희까지 한류스타들 잇단 일본 수난 왜?

소녀시대·카라…김태희까지 한류스타들 잇단 일본 수난 왜?

입력 2011-10-24 00:00
수정 2011-10-24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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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인기가 높은 카라도 현지 방송사 3대 가요제의 명단에 빠져있어 눈길을 모으고 있다. 사진은 카라가 일본 팬미팅에서 케이크를 받고 흐뭇하게 촛불을 끄고 있는 장면. DSP미디어 제공
일본에서 인기가 높은 카라도 현지 방송사 3대 가요제의 명단에 빠져있어 눈길을 모으고 있다. 사진은 카라가 일본 팬미팅에서 케이크를 받고 흐뭇하게 촛불을 끄고 있는 장면.
DSP미디어 제공
배용준, 장근석, 카라 등 한류스타들이 ‘가깝고도 먼 이웃’ 한국과 일본 사이를 오가며 민간 외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내 한류스타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이들을 겨냥한 유무형의 시위가 계속돼 우려를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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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일본 도쿄 도키와바시 공원에서는 후지TV 드라마 ‘나와 스타의 99일’ 여주인공인 김태희의 퇴출 시위가 벌어졌다. 2005년 김태희가 동생 이완과 함께 ‘독도 수호천사’로 위촉돼 스위스 취리히를 방문, 독도가 한국땅임을 알리는 티셔츠를 입고 ‘독도 사랑 캠페인’을 펼친 것이 주된 표적이 됐다. 일본 내 극우세력 등 500여명이 참석한 이 시위는 인터넷으로도 생중계됐다.

시위대는 “반일 발언을 해명하라.” “반일 여배우를 지원하는 일본 기업은 기억해 놓겠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앞서 9월 16일에는 1200여명이 후지TV 스폰서 ‘카오’ 본사 앞에서 시위를 벌이며 ‘김태희=반일 배우’라는 내용의 전단지를 배포하기도 했다.

김태희뿐만 아니다. 걸그룹 소녀시대와 카라도 일본 진출 이후 악성 유언비어와 악플에 시달렸다. ‘K팝 붐 날조설 추적’이라는 제목으로 일본 웹 사이트를 통해 유포되고 있는 만화에선 두 그룹의 멤버들이 성 상납을 한다고 기정사실처럼 표현했다. 두 그룹을 패러디한 음란 동영상도 나돌았다. 배용준을 좀비로 형상화한 만화가 등장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드라마 ‘겨울연가’에 출연했을 당시의 이미지와 비슷한 모습을 한 배용준 캐릭터는 만화 속에서 잔인하게 살해된다.

이렇듯 특정 스타들을 겨냥한 공격이 왜 끊이지 않는 것일까.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K팝과 한국 드라마가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한류스타들이 반한류 운동의 표적으로 내몰리고 있다.”면서 “일본의 문화가 한국에 큰 영향력을 미쳤던 과거와 달리 한국 문화가 역으로 일본에 영향을 미치면서 일부 극우주의자들이 이를 못견뎌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막연한 반한류 구호보다는 실체가 잡히는 특정인, 즉 한류스타에 대한 공격이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한 것 같다는 얘기다.

하지만 일본 안에서도 이 같은 움직임은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 14일 폐막한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한 일본 영화감독 이와이 슌지는 ‘김태희 퇴출 시위’와 관련해 “그런 시위를 여는 것 자체가 일본 드라마가 그만큼 재미없어졌다는 반증”이라면서 “데모를 해야 할 정도로 일본 드라마가 재미없는 모양”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2011-10-2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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