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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좌 전환의 날’ 주도한 크리스천 페이스북 인터뷰

‘계좌 전환의 날’ 주도한 크리스천 페이스북 인터뷰

입력 2011-10-13 00:00
업데이트 2011-10-13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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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세로 살아난 대형銀이 서민 울린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작은 갤러리를 운영하던 20대 여성이 대형은행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소비자들에게 비용을 전가하는 대형은행의 계좌를 없애고 중소은행이나 신용조합으로 돈을 이체하자는 ‘계좌 전환의 날’을 주도한 크리스틴 크리스천(27)이다. 지난 5일 그녀가 개설한 ‘계좌 전환의 날’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월가 시위대를 포함, 12일 현재 2만 6000명 이상이 동참 의사를 밝혔다. 서울신문이 페이스북 쪽지를 통해 단독 인터뷰한 크리스천은 “구제금융을 수혈받은 대형은행들이 빈곤층을 괴롭히는 데 분노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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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틴 크리스천
크리스틴 크리스천
→‘계좌 전환의 날’을 시작한 계기는.

-수년간 미국 최대 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높은 수수료와 형편없는 서비스에 좌절해 왔다. 최근 BoA는 계좌에 2만 달러(약 2300만원) 이하를 보유하고 있는 모든 고객들에게 직불카드 수수료를 매달 부과하겠다고 선포했다. 내가 맞서야 할 때라는 걸 깨달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정부의 구제금융을 받고 살아난 대형은행들이 빈곤층과 노동자 계층을 타깃으로 괴롭히고 있다.

→1605년 영국 국왕 제임스 1세를 살해하려던 가이 포크스가 체포된 11월 5일을 ‘D데이’로 택한 까닭은.

-영화 ‘브이 포 벤데타’(2005)가 나온 이후 미국인들은 가이 포크스를 영웅으로 여기고 있다. 나는 ‘사람들의, 사람들을 위한 평화로운 운동’을 통해 11월 5일이라는 날짜와 가이 포크스의 가면에 새로운 생명력과 의미를 부여하고 싶었다.

→이번 캠페인이 대형은행에 던지는 메시지는.

-은행뿐 아니라 모든 기업을 향한 메시지다. 오늘날 전 세계 사람들은 ‘새로운 시대’에 눈뜨고 있다. 우리가 기업의 편에 서고 기업들의 횡포에 당하던 시대는 끝났다. 우리 돈을 원한다면 먼저 존중하는 마음으로 소비자와 고객들을 대하고 윤리적인 기업 관행을 만들어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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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달 5일 ‘계좌 전환의 날’에 동참할 것을 촉구하는 포스터. 가이 포크스의 가면을 상징으로 내세웠다. 가이 포크스는 영국 국왕 제임스 1세가 구교를 탄압하자 의사당 지하에 폭약을 설치, 의사당과 국왕을 함께 폭파·폭사시키려다 발각돼 처형당한 인물.
새달 5일 ‘계좌 전환의 날’에 동참할 것을 촉구하는 포스터. 가이 포크스의 가면을 상징으로 내세웠다. 가이 포크스는 영국 국왕 제임스 1세가 구교를 탄압하자 의사당 지하에 폭약을 설치, 의사당과 국왕을 함께 폭파·폭사시키려다 발각돼 처형당한 인물.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행동이 또 다른 경제위기나 금융시스템의 붕괴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데.

-내가 내 나라 경제를 망하게 하려고 한다니, 그건 어리석은 생각이다. 이 캠페인이 제2의 금융위기를 초래할 것이라고 두려워하는 이들은 2008년 금융위기의 원인이 뭔지, 우리가 왜 이런 어려움에 처했는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15일 한국에서도 시위가 열린다. 시위에 참여하는 한국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내 마음도 한국의 시위대와 함께할 것이다. “증오는 증오를 몰아낼 수 없다. 사랑만이 가능하다.”던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메시지를 기억해 달라.

→‘계좌 전환의 날’과 ‘월가 점령 시위’가 미국을 어떤 방향으로 이끌고 갈까. 미국식 자본주의가 변할까.

-이 캠페인은 반역도 아니고 무정부주의 운동이나 테러도 아니다. 비윤리적 관행으로 운영되는 기업에 대한 불매운동(보이콧)이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2011-10-13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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