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화경선 불 붙는 ‘종교전쟁’

美 공화경선 불 붙는 ‘종교전쟁’

입력 2011-10-10 00:00
업데이트 2011-10-10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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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 경선 가도에 ‘종교 전쟁’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선두권 대선주자인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모르몬교 신자인 점을 겨냥, 텍사스의 로버트 제프리 침례교 목사가 7일(현지시간) “모르몬교는 이단”이라면서 “롬니는 기독교인이 아니다.”라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롬니의 종교 문제는 언젠가는 터질 ‘시한폭탄’으로 여겨져 왔는데 드디어 첫 포문이 열린 셈이다. 모르몬교를 이단으로 규정하는 보수적 기독교 복음주의자들이 공화당 세력의 주류이기 때문에 이 문제가 이슈화되면 롬니로서는 불리한 게 사실이다.

제프리가 페리의 지지자라는 점에서 그의 종교 비판은 페리를 도우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실제 이날 제프리의 언급은 페리도 참석한 대선 행사에서 “페리는 검증된 지도자이고 진정한 보수주의자이며 그리스도의 진정한 신봉자”라고 띄워주면서 나왔다. 페리는 지난 8월 초 정교분리 위배라는 비판을 무릅쓰고 대규모 기도회를 강행했을 만큼 보수 성향이 강한 기독교 신자다. 공화당 경선이 3개월도 안 남은 시점에서 롬니가 여전히 1위를 고수하자 기독교 복음주의 진영에서 작심하고 공격을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롬니를 지지하고 있는 토크쇼 진행자 빌 베넷은 8일 제프리의 언급을 “심한 편견”이라고 반박했다. 당사자인 롬니는 이 문제가 커지면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 듯 일단 대놓고 반박하지는 않으면서도 불편한 심경을 내비쳤다. 그는 “독설은 한 사람의 마음도 바꾸지 못한다.”면서 “예절과 정중함도 가치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대선주자들도 종교문제의 민감성 때문에 일단은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모르몬교를 직설적으로 비판할 경우 자칫 온건 기독교인이나 다른 종교 신자, 무신론자 등을 모두 적으로 돌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론 폴 하원의원은 폭스뉴스에 출연, “제프리 목사의 언급은 불필요한 것”이라고 했다. 페리도 “제프리 목사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2011-10-1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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