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결정(準結晶:규칙성 갖지 않은 고체)’ 발견… 물질에 대한 인식 통째로 바꿔

‘준결정(準結晶:규칙성 갖지 않은 고체)’ 발견… 물질에 대한 인식 통째로 바꿔

입력 2011-10-06 00:00
업데이트 2011-10-06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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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화학상 다니엘 셰흐트만 이스라엘 공대 교수 단독수상

올해 노벨화학상은 물질 형태에 대한 상식을 깬 이스라엘 과학자가 차지했다. 스웨덴 한림원 노벨상 위원회는 5일(현지시간) “2011년 노벨화학상 수상자로 다니엘 셰흐트만 이스라엘 공대 교수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셰흐트만은 고체 물질에 대한 이해를 근본적으로 바꿔 놓았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공동 수상이 일반화된 과학 분야 노벨상에서 단독 수상은 2007년 화학상을 받은 게르하르트 에르틀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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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셰흐트만 이스라엘 공대 교수
다니엘 셰흐트만 이스라엘 공대 교수


●1982년 5각형 구조 발견… 엄청난 논란 불러

셰흐트만은 1982년 4월 최초로 규칙적인 구조를 갖지 않은 고체인 준결정(準結晶)을 발견했다. 일반적인 고체는 원자 또는 분자가 같은 형태를 반복하는 형태의 결정으로 이뤄져 있다. 평면상에서 생각할 때 3각형, 4각형, 6각형 등을 가진 분자는 서로 규칙적으로 연결을 이어 나가며 공간을 채울 수 있지만 5각형만으로는 공간을 채울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러나 셰흐트만은 고차원 투과 전자현미경을 이용해 알루미늄과 망간 합금에서 규칙성을 갖지 않는 5각형 구조의 준결정 구조를 처음으로 관찰했다. AP통신은 “1984년 발표된 셰흐트만의 발견은 5각형 구조의 물질이 존재할 수 없다는 기존 상식을 통째로 흔들며 논란을 몰고 왔다.”면서 “셰흐트만의 연구소는 그에게 연구소에서 나가라는 요구까지 했다.”고 전했다. 셰흐트만 교수의 발견 이후 과학계는 물론 산업계까지 준결정 소재 찾기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준결정은 규칙적이지 않고 공간이 많아 일반적인 결정질 소재들에 비해 마찰력이 극히 낮다. 마찰력이 낮다는 것은 소재로 사용할 때 마모가 적어 내구성이 강한 특징이 있다.

●소재의 가능성 무한하게 넓혀

현재 유럽의 일부 회사들은 실험실에서 인공적으로 만들어 낸 준결정 소재를 이용해 면도칼이나 바늘, 칼 등을 생산해 내고 있으며, 기계·항공 등의 소재로 사용하려는 시도도 진행 중이다. 또 준결정 소재가 물질의 흡착을 방해한다는 점에 착안, 프라이팬의 코팅 소재로도 사용된다. 2009년에는 이탈리아와 미국 연구팀이 러시아의 광석 샘플을 통해 자연계에도 준결정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밝혀 내기도 했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단거리 규칙성은 있지만 장거리 규칙성은 없는 새로운 개념의 물질을 발견해 소재의 가능성을 무한하게 넓힌 공로를 인정받은 것 같다.”면서 “향후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분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2011-10-06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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