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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을 담는 사진작가들 | 영월] 동강은 아침을 열고, 서강은 저녁을 담는다

[고향을 담는 사진작가들 | 영월] 동강은 아침을 열고, 서강은 저녁을 담는다

입력 2011-10-02 00:00
업데이트 2011-10-02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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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산과 고요한 강이 흐르는 영월. 물이 산을 나누어 놓은 듯, 골짜기마다 물이 흐른다. 물은 산을 떠나서는 이해하기 어렵다. 그것은 많은 물이 산에서 시작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산과 물에 대해 ‘산수, 산하, 산천, 강산’이라는 말로 ‘자연’을 표현하였다. 산을 등지고 물을 앞에 두어 난방과 생활용수를 겸했던 집과 마을의 터전도 이 같은 생각에서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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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강 상류인 동강과 서강 유역은 한국적인 이미지와 정서가 가득한 곳이다. 하늘로 고개를 들어보면 보이는 것은 주변의 산에 갇혀진 하늘이다. 산이 많기에 예부터 먹을 것이 넉넉하지 못해 사람이 많이 모여 살기엔 적합하지 않았다. 그나마 강이 있어 부족한 것을 채워 삶을 유지해 왔다.

오늘과 같이 어느 정도 지방의 도시로 자리 잡게 된 것은 자연을 이용한 산업화로 가능했다.

산업화는 오늘날까지 지속되지 못하고 사양화됨으로써 과거 산업발전에 도움을 주었던 무연탄과 텅스텐 광산은 폐광되어 과거의 흔적과 영화로운 이야기가 전해질 뿐, 남겨진 것은 오염된 하천과 어르신들의 삶이다.

남한강의 한 지류인 옥동천 상류에 있는 상동 지역의 텅스텐 광산의 폐광은 70년대의 지역 모습을 그대로 남겨주고 있다. 그 하천 주변에 남아 있던 건물은 또 다른 개발을 위한 이름 하에 하나씩 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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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천은 단순한 물의 흐름이 아니다. 하천 옆에는 사람들의 흔적과 생활이 존재한다. ‘산은 물을 건너지 못하고, 물은 산을 넘지 못한다’는 명제처럼, 그 지역의 자연에 순응한 사람들의 삶의 모습은 다양하면서도 독특한 유형을 보이며 아직도 강을 바탕으로 생활하는 삶의 모습이 강을 건너는 줄배 속에 남아 있다.

산촌에서 이루어지는 밭농사의 다양한 작물인 감자, 옥수수, 배추의 재배 모습뿐만 아니라 이제는 사라져가는 과거의 황토 담배 건조장의 모습을 보며 시간 속에서 기록해야 할 많은 것들을 볼 수 있다.

젊은 사람보다는 주름이 깊게 패여 있는 어르신들의 모습 속에서 꼭 붙잡아야 할 무엇이 있음을 체득할 수 있는 곳이 영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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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의 시대는 더 많은 기계와 물질이 새로이 등장할 것이다. 그 이면에는 과거의 것이 사라진다는 사실이 포함되어 있다. 요즘 이루어지는 개발은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개발은 자연을 훼손한다는 사실이 전제되어 있다.

강을 따라 펼쳐진 자연의 아름다움 속에 사람들이 어떻게 자연에 적응하며 살아왔고 앞으로 어떻게 자연과 어울려 살 것인지를 느낄 수 있는 이미지를 기록하여, 자연은 그냥 주어진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함께 살아야 할 터전이라는 생각을 알려주고 싶다.

터전이 잘못되면 삶도 잘못된다. 땅을 터전으로 삼아 살아가는 산촌사람들이 삶을 위해 있었을 수많은 사연들을 걷고, 어울리며 기록하여 자연은 눈에 보이는 산과 강 그리고 들, 그 속에 있는 편안한 휴식처보다는 사람이 살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함을 알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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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벗 삼아 생활하는 우리 아이들이

다양한 사고로 서로에게 나누고 배려하여

더불어 살아가는 꿈을 키워가는 희망의 공간으로

영월의 자연을 기록하려 한다.

노남호·한국사진작가협회 다큐 분과에서 활동, 생명의 숲 회원으로 숲 해설가이다. 자연생태에 바탕을 둔 지역적 문화유형을 알리는 ‘우리 문화체험 가족나들이’ 운영, 민속신앙과 청소년 문화에 대한 다수의 논문이 있다. 2010 동강국제사진제-강원도사진가 초대전에 참여했다.

글·사진_ 노남호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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