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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기사고前 자살 이병 구타·성추행 증언에도…

총기사고前 자살 이병 구타·성추행 증언에도…

입력 2011-07-09 00:00
업데이트 2011-07-09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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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조직적 은폐 의혹



인천 강화도 해병대 2사단 총기사고 전날 자살한 같은 부대 소속 A이병을 둘러싸고 파문이 일고 있다. 유가족들은 A이병이 선임병들로부터 구타는 물론 성추행까지 당했고, 해병대 측은 이를 은폐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8일 안성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3일 낮 12시 40분 경기도 안성에서 해병대 2사단 소속 해병대원 A(24)이병이 목을 매 자살했다. 유가족들은 A이병이 고참들의 육체적, 정신적인 괴롭힘을 견디지 못해 자살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A이병이 부대생활의 어려움을 털어놨던 친구들의 증언이 담긴 진술서 등을 제시했다.

유가족들은 “선임병들은 내무반에서 A이병의 옷을 강제로 벗기고 노래와 춤을 시키는가 하면, 경계근무 때는 발가벗기는 등 성추행을 일삼았다.”고 전했다. 이들은 또 “ 아이의 체크카드와 공중전화 카드를 수시로 빼앗아 마음대로 사용하기도 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유가족들은 “입대한 지 4개월밖에 안 된 이등병이 수시로 매점(PX)에 들락거린 기록이 빼곡히 남아 있다. 이것만 봐도 아이가 얼마나 괴롭힘을 당했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 사건을 트위터로 처음 알린 A이병의 후배 K씨는 “자살하기 전날 형을 만났는데 ‘쇄골이 부러진 것 같다’며 몹시 아파했다.”고 말했다. 앞서 시신을 처음 부검했던 해병대 군의관은 “누군가 쇄골을 아주 세게 쥐고 흔들거나 눌렀을 것으로 보인다.”며 가혹행위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해병대의 사건 은폐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사고가 발생하자 해병대 측은 유가족들에게 시신의 화장을 재촉, 서둘러 장례를 치르도록 압박했다는 것이다. 또 다음 날 해안소초 총격 사건이 발생하자 급히 진술서를 작성한 A이병 친구들에게 “가정불화와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자살한 것으로 해 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불거지자 해병대 관계자는 8일 오후 늦게 “자살 사건에 대해 현재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라면서 “지금까지 얘기는 유족 측의 일방적인 주장이다. 우리는 조사를 면밀하게 하려는 것이지, 사건을 은폐하려는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또 “가혹행위 여부는 아직까지 명백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강도 높은 조사를 통해 결과가 나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2011-07-09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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