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政 사법개혁 충돌] “극단적 충돌보다 논리로”… 김준규 총장 ‘반발의 침묵’

[檢·政 사법개혁 충돌] “극단적 충돌보다 논리로”… 김준규 총장 ‘반발의 침묵’

입력 2011-04-20 00:00
업데이트 2011-04-20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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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 선 김준규 총장 침묵 의미는

김준규 검찰총장은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전체회의 하루 전날인 19일 ‘침묵’으로 일관했다. 검찰은 입장을 법무부에 전달한 만큼 법무부와 국회 대응을 지켜보자는 정중동(靜中動)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전날 사법부 수장인 이용훈 대법원장이 대법관 증원에 반대 입장을 밝힌 터여서 김 총장도 중수부 폐지 등에 대한 불가 입장을 재확인할 것이란 관측이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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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개혁 빨간불
檢 개혁 빨간불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폐지 등으로 검찰 조직이 위기를 맞은 가운데 19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앞 빨간불이 들어온 경고등 너머로 검찰 깃발이 바람에 날리고 있다.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에도 발끈, 사표를 내기도 했던 검찰이기에 그의 침묵을 의외로 받아들이는 이들도 많다.

김 총장은 이날 오전 평시와 마찬가지로 대검 간부들이 참석하는 회의를 주재했지만 사개특위 검찰소위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하루 종일 대검을 지켰다.

대검 관계자는 김 총장의 침묵에 대해 “사개특위 6인소위의 검찰관계법 개정안에 대해 일희일비하는 반응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검찰이 국회와 충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검찰이 전혀 움직이지 않는 것은 아니다. 사개특위 및 법사위 소속 의원들에게 검찰 입장을 설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안팎에서는 김 총장과 대검이 사개특위의 중수부 폐지 의결에도 극단적인 대응보다는 치열한 논리로 맞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사개특위의 중수부 폐지 논의가 외부에 처음 알려진 것은 지난달 10일 밤. 김 총장이 소식을 듣고 격노했다는 분위기 정도만 전해졌다.

김 총장은 지난 2일 경기 용인 법무연수원에서 전국검사장회의를 가졌지만, 이때도 사개특위 개혁안과 관련한 입장을 외부에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김 총장의 대응은 과거 총장들과는 대조적이다. 송광수 전 검찰총장은 2004년 자신의 ‘목’을 걸고 중수부를 지켰다. 당시 중수부는 불법대선자금 수사를 통해 국민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등으로 중수부 입지가 실추됐고, 김 총장의 운신 폭도 좁아진 상황이다. 6월 30일 열리는 ‘제4차 세계검찰총장회의’는 김 총장이 행보에 신중을 기할 것이란 시각을 뒷받침한다. ‘국제통’으로 평가받았던 김 총장은 지난해 3월 체코 프라하까지 날아가 총력전을 폈고 유치에 성공했다. 세계검찰총장회의에 대한 김 총장의 애착이 남다르다.

대검도 김 총장의 의중을 반영한 듯 ‘차분한’ 대응을 하고 있다. 대검은 또 “흥분하지 말고, 과잉 대응하지 말라. 대검이 잘 대응하고 있다.”고 구두로 일선 지검을 안정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선 지검 관계자는 “대검을 믿고 지켜보라.”는 언급이 있었다고 전했다. 법무부에 대응을 맡긴 검찰은 폭풍전야처럼 고요하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2011-04-2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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