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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0년전 불자들의 생활상

2600년전 불자들의 생활상

입력 2011-03-05 00:00
업데이트 2011-03-05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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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과 제자들은 어떻게 살았을까】원영 스님 지음 불광출판사 펴냄

초기 불교의 절집엔 찜질방이 있었다고 한다. 벽을 발라 잘 다진 방을 만들고, 불을 지펴 몸을 지지고 땀을 흘렸다. 인도 버전의 찜질방인 셈인데, 요즘 우리의 찜질방에 견줘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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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과 제자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부처님과 제자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하지만 비구니(여승)는 사용이 금지됐다. 비구니들이 너무 떠들기 때문이란 게 이유다. 부처가 그런 방식으로 출입금지 규정을 만들었다는 게 놀랍다.

2600년 전 부처와 제자들의 일상은 어땠을까. 무엇을 먹고, 어디서 살았을까. 또 어떤 옷을 입었을까. 이런 질문에 가장 적절한 답을 주는 불교 경전이 율장(부처가 정한 계율의 조례를 모은 책)이다. 율장에는 수행할 때 의식주에 대한 문제뿐 아니라 어떤 사람을 출가자로 받거나 내칠지, 어떤 사람에게 법을 설하거나 피할지, 수행자들끼리 다툼이 있을 때 어떻게 화해를 시키고 대중 앞에 참회를 시켰는지, 또 어디는 가고 어디는 가면 안 되는지까지, 중요하지만 소소한 이야기들이 빼꼭히 담겨 있다.

‘부처님과 제자들은 어떻게 살았을까’(원영 스님 지음, 불광출판사 펴냄)는 율장에 나와 있는 내용을 바탕으로 부처와 제자들의 생활을 살펴본 책이다. 당시 상황을 짐작할 수 있는 에피소드도 담았다.

책은 출가·수행·생활·사찰·행사·계율 6장으로 구성돼 있다. 출가 편에서는 승려가 되는 과정을 전한다. 당시 승려가 되려면 부모의 허락을 받았는지, 밀린 빚은 없는지, 성기능 장애자나 동성애자는 아닌지, 몰래 비구 행세를 하려는 자는 아닌지 까다로운 심사를 거쳤다고 한다. 이런 규정 대부분은 현재 한국의 대표 불교 종단인 조계종에서 출가자를 선별하는 기준으로 그대로 차용하고 있다.

수행 편엔 오전에 탁발을 마치도록 하는 규정이 만들어진 경위가 소개돼 있다. 한 비구(남자승려)가 비 오고 천둥 치던 어느 날 저녁 걸식을 하러 갔다. 임신한 여주인이 비에 젖은 비구를 보고 놀라 낙태를 했고, 이를 계기로 오전에 걸식을 해서 정오 전에 공양을 마치도록 했다는 것.

생활 편은 가사나 발우, 운력 등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남은 음식의 처리 문제, 탁발 하지 못한 수행자를 위한 분배 문제 등에 대해 부처가 제자들에게 지시한 내용들이다.

사찰 편은 방을 어떻게 배치하며, 사원을 유지하기 위해 재가자들의 보시가 들어왔을 때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등 주로 주거에 대한 문제들을 다룬다. 행사 편은 수행자가 잘못을 범했을 때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 등을, 계율 편은 당시의 율이 현대에 어떻게 지켜지고 있고 어떻게 변천되었는지 등의 내용을 담았다.

저자는 “한국 불교는 계율을 언급하는 걸 유독 꺼려왔고 학문적 접근도 부족했다.”며 “부처님과 제자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살펴봄으로써 바람직한 불교의 모습을 생각하자는 뜻에서 책을 썼다.”고 밝혔다. 1만 2800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2011-03-05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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