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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박테리아 국내 첫 발견] 당국 “전파 가능성 희박” 의학계 “최강 항생제에 내성”

[슈퍼박테리아 국내 첫 발견] 당국 “전파 가능성 희박” 의학계 “최강 항생제에 내성”

입력 2010-12-10 00:00
업데이트 2010-12-10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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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로 다가온 슈퍼박테리아 공포… 전문가들은 온도차

국내에서도 다제내성균 감염 환자가 처음으로 확인돼 일본 등 아시아 국가를 불안에 떨게 했던 ‘슈퍼박테리아’ 공포가 현실임을 확인시켰다. 보건 당국은 이번에 확인된 환자들 모두 추가 감염이 확인되지 않았고, 치료 가능한 항생제가 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앞으로 더 강한 내성을 가진 박테리아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민들이 느끼는 불안감은 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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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율 보건복지부 질병정책관이 9일 서울 계동 복지부 브리핑룸에서 항생제에 내성을 지닌 이른바 ‘슈퍼박테리아’ 감염 환자가 국내에서 최초로 발견됐다는 사실을 발표하고 있다.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전병율 보건복지부 질병정책관이 9일 서울 계동 복지부 브리핑룸에서 항생제에 내성을 지닌 이른바 ‘슈퍼박테리아’ 감염 환자가 국내에서 최초로 발견됐다는 사실을 발표하고 있다.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질병관리본부는 전국 44개 상급 종합병원을 대상으로 표본감시체계를 가동하던 중 다제내성균 감염을 확인했다. 감염자는 50대 남성과 70대 여성으로, 모두 중증 질환을 가져 오랫동안 입원해 있던 환자들이다. 이들은 감염 확인 이후 더 이상 균주가 발견되지 않는 ‘자연치유’ 상태로 병원에 격리 입원 중이다.

이에 대해 이영선 질병관리본부 병원내성과장은 “치료를 하지 않더라도 인체 면역력으로 인해 자연적으로 균을 퇴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들의 경우는 더 이상 처방할 항생제가 없는 상황에서 우연히 자연치유됐다고 보는 게 옳다. 만약 체력이 약한 노약자나 중증질환자, 어린이 등이 감염될 경우 사실상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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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는 “의료진이 외과 등에서 치료할 때 감염원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의 슈퍼박테리아가 외래형이 아니라 토착형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는 그동안 항생제 남용에 둔감했던 국내 현실을 감안할 때 예견된 사태로 볼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 질병관리본부는 현재 감염경로에 대한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명확한 원인이나 경로를 추적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견해다. 앞서 전염이 확인된 일본과 중국에서도 감염 경로를 찾지는 못했다.

이번에 감염이 확인된 다제내성균을 둘러싼 전문가들의 시각에는 온도차가 있다. 보건당국은 일단은 지나친 공포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강조한다. 질병관리본부가 ‘슈퍼박테리아’ 대신 한번 들어서 이해하기도 어려운 다제내성균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이유도 엄밀한 의미에서 현재의 고성능 항생제로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이며, ‘슈퍼박테리아’라는 명칭에서 연상되는 불필요한 불안감을 희석시키려는 의도도 담겨있다. 특히 일반인에게까지 감염되거나 전파될 가능성은 희박한 만큼 지나치게 공포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강조하는 대목이 그렇다. 실제로 지금까지 NDM-1 감염 환자 중 사망한 사례는 벨기에에서의 한 사례밖에 없다.

하지만 의학계에서는 이번의 ‘슈퍼박테리아’ 발견이 재앙의 전조라고 보고 있다. 어디까지 진화할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이번에 확인된 다제내성균은 지금까지 가장 강력한 것으로 알려진 3세대 항생제 카바페넴에도 내성을 갖춘 박테리아다. 치료가 가능한 항생제는 티게사이클린과 콜리스틴 두 종뿐이다. 백경란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NDM-1은 확산력이 느려 크게 유행할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그러나 최종 단계의 항생제인 티게사이클린이나 콜리스틴에 내성을 갖출 경우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2010-12-1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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