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타결-달라지는 생활] 포드 ‘토러스’ 352만원 싸지고 와인값 15% 내린다

[한·미 FTA 타결-달라지는 생활] 포드 ‘토러스’ 352만원 싸지고 와인값 15% 내린다

입력 2010-12-06 00:00
업데이트 2010-12-06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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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효 이후 수입품 가격 어떻게 되나

한·미 FTA가 발효되고 나면 국민의 일상에는 어떤 변화가 나타날지 관심이 쏠린다. 싼값에 미국 제품이 수입되면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만큼 소비자의 후생은 일단 높아질 게 분명하다. 한·미 FTA가 2007년 처음 타결됐을 당시 11개 국책연구기관은 FTA 발효로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단기 후생 혜택을 1조 6000억원으로 전망했다. 생산성 증대 등 중장기 요인을 빼고 당장 관세 철폐로 얻는 이익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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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분한 한국… 흥분한 미국  한·미 FTA 추가협상 결과를 발표하는 두 나라의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5일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이 서울 도렴동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차분한 표정으로 협상 결과를 설명하고 있는 반면(왼쪽 사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한국 측의 양보를 얻어 냈다며 들뜬 표정으로 협상결과 환영 성명을 내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 뒤는 미국 측 협상대표였던 론 커크 무역대표부 대표. 서울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워싱턴 AP 연합뉴스
차분한 한국… 흥분한 미국
한·미 FTA 추가협상 결과를 발표하는 두 나라의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5일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이 서울 도렴동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차분한 표정으로 협상 결과를 설명하고 있는 반면(왼쪽 사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한국 측의 양보를 얻어 냈다며 들뜬 표정으로 협상결과 환영 성명을 내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 뒤는 미국 측 협상대표였던 론 커크 무역대표부 대표.
서울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워싱턴 AP 연합뉴스


→포드 ‘토러스’와 크라이슬러 ‘300C’는.

-자동차에 대한 8% 관세는 발효 직후 4년간 4%로 낮아지고 5년째 되는 해에 완전히 없어진다. 첨단기능이나 안전성, 연비 등에 대해 신경 쓰는 소비자의 ‘위시리스트’와는 거리가 멀지만 유럽차에 비해 싼값에 외제차를 몰 수 있는 미국차의 매력은 커진 셈이다. 올해 국내에서 1900대가 넘게 팔린 포드 ‘토러스 3.5’의 가격은 현재 3800만~4400만원이다. 2012년 1월 1일 FTA 발효시점(정부 추진 목표)부터 152만~176만원의 가격인하 요인이 생긴다. 2016년 1월부터는 304만~352만원가량 더 싸게 살 수 있을 전망이다. 현재 4980만~6580만원에 팔리는 크라이슬러 ‘300C 시그니처’도 2012년부터 199만~263만원의 가격 인하 요인이 생긴다. 2016년부터는 현재보다 398만~526만원가량 더 싸게 살 수 있다. 물론 개별소비세(2000㏄ 초과 차량)도 현행 10%에서 3년 내 5%로 낮춰지는 만큼 인하 폭은 더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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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나파밸리 와인 값은.


-국내시장 점유율 3위인 미국산 와인에 붙는 15%의 관세도 발효와 동시에 사라진다. 현재 7만 8000원 안팎에 팔리는 ‘로버트 몬다비 카베르네 소비뇽’(레드와인)은 6만 6300원까지, 6만 1000원 정도인 ‘로버트 몬다비 샤도네이’(화이트 와인)는 5만 1850원까지 가격을 내릴 여지가 생긴다.

하지만 한·칠레 FTA 발효 이전 11만 8000원이었던 ‘몬테스 알파M’이 이후 13만원대로 오른 데서 나타나듯 관세 철폐가 곧바로 소비자가격 하락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특정 와이너리와 계약을 맺은 총판업자가 독점 수입하는 경우가 많은 데다 포도 작황과 환율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이다. 잭 다니엘이나 짐 빔 등 미국산 위스키(20%)도 5년 뒤 관세가 철폐된다. 밀러나 버드와이저 등 맥주(30%)도 7년 뒤에 관세가 없어진다. 다만 맥주와 위스키도 수입상·도매상·소매상을 거치는 복잡한 유통 구조여서 실제로 소비자가 얼마나 덕을 볼지는 미지수다.

→쇠고기·돼지고기 값은 언제쯤 내릴까.

-육류 가격은 당장 큰 변화가 없다. 3년 전 국내 축산농가를 보호하기 위해 완충 기간을 길게 잡았다. 미국산 쇠고기에 부과되는 40%의 관세는 발효 시점부터 한해 2.7% 포인트씩 15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철폐된다. 냉동 돼지고기에 붙는 25%의 관세는 2016년 1월 1일부터 사라진다. 농림수산식품부는 현재 ㎏당 3810원인 미국산 냉동목살의 도매가격이 ㎏당 3115원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버터(34%), 치즈(16%) 등 유제품에 붙는 관세는 발효와 동시에 사라진다. 오렌지 가격도 점진적으로 낮아진다. 2007년 당시 양측은 제주산 감귤이 출하되는 9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50%의 계절관세를 적용하되 3~8월에는 30%의 관세를 적용하기로 했다. 대신 7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없애기로 했다.

→캘러웨이, 타이틀리스트 골프클럽은.

-캘러웨이나 타이틀리스트 등 미국산 골프 클럽에 부과되는 관세 8%도 발효와 함께 철폐된다. 117만~135만원(정품 소비자가격 140만~170만원)에 팔리는 캘러웨이 ‘RAZR-X 아이언 세트’는 108만~124만원(129만~156만원)까지 가격이 내릴 여지가 있다. 타이틀리스트 ‘910 D2 드라이버’도 현재 85만원 안팎이지만 FTA가 발효되면 78만원 정도까지 떨어질 여력이 생긴다.

→옷값도 떨어질까.

-갭 등 미국의 SPA(한 회사에서 기획하고 만들고 파는 전 과정을 책임) 브랜드는 저가인 데다 원산지를 중국 등에 두고 있기 때문에 가격 인하를 기대하기 어렵다. 폴로나 나이키 등도 ‘무늬만 미국상표’라 마찬가지일 듯하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2010-12-06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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