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 짧지만 파란만장했던 21일

김태호, 짧지만 파란만장했던 21일

입력 2010-08-29 00:00
업데이트 2010-08-29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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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젊은 총리’ 탄생으로 주목을 받았던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가 결국 지명 21일만인 29일 자진사퇴라는 결단을 내렸다.

 이번 ‘8.8 개각’ 파격 인사의 주인공이었던 김 후보자는 이변이 없는 한 대한민국 헌정 사상 다섯번째 ‘40대 총리’에 오를 것으로 보여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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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퇴 발표하는 김태호 후보자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가 29일 오전 광화문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무총리 후보직을 사퇴한다고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퇴 발표하는 김태호 후보자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가 29일 오전 광화문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무총리 후보직을 사퇴한다고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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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숙인 김태호 후보자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가 29일 오전 광화문 사무실에서 후보직 사퇴 기자회견을 진행 하기에 앞서 고개숙여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개 숙인 김태호 후보자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가 29일 오전 광화문 사무실에서 후보직 사퇴 기자회견을 진행 하기에 앞서 고개숙여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1971년 김종필 전 총리가 45살의 나이로 11대 총리에 오른 지 39년만에 40대 총리 탄생을 눈앞에 두고 ‘40대 기수론’에도 불을 지필 것으로 예상됐다.

 당초 김 후보자는 ‘박연차 게이트’ 연루설 외에 총리 인준이 어려울 정도로 큰 결점이 없어 비교적 무난하게 청문회를 통과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도지사 생활을 하며 어느 정도 검증이 된데다 청와대가 오랜 기간 인사 검증을 하고 이명박 대통령도 심사숙고 끝에 결단한 만큼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하나씩 제기된 의혹들이 결국 여권의 차세대 리더로 손꼽히던 김 후보자의 발목을 잡고 말았다.

 민주당 등 야당은 이미 예고됐던 ‘박연차 게이트’ 연루 의혹 외에 ‘스폰서’ 의혹,선거비용 10억원 대출,부인의 뇌물수수,불투명한 금전 거래와 재산관리 문제 등을 고리로 전방위 공세를 벌였다.

 청문회 과정에서 의혹이 명쾌하게 해소되지 않자 김 후보자를 엄호했던 여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착오가 너무 많다”,“돈 관리 개념이 없다”,“정직하지 못하다” 등의 질타가 나왔다.

 하지만 청와대는 이 대통령의 안정적 국정 운영과 국정 공백 최소화를 위해 김 후보자의 교체는 불가하다는 확고한 의지를 보였다.

 그러던 와중에 ‘결정타’가 터졌다.청문회에서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을 만난 시점에 대해 말을 바꾸면서 여론이 악화된 가운데 설상가상으로 청문회 답변보다 이른 2006년 2월에 박 전 사장과 같이 찍은 사진이 지난 27일 공개된 것.

 여론은 급격히 돌아섰고 여당 내에서도 ‘김태호 불가론’이 제기됐다.

 김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처리를 위한 국회 본회의는 당초 27일 소집할 예정이었으나 여야간 이견 등을 감안,9월 1일로 연기됐다.

 결국 김 후보자는 고민 끝에 29일 오전 광화문 사무실에서 공식 입장을 밝히며 스스로 물러나는 길을 택했다.

 그는 회견에 앞서 이날 오전 임태희 대통령실장과 정진석 정무수석에게 전화를 걸어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으며,이 대통령은 이를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후보자는 회견에서 “저의 문제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친 데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더는 누가 돼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으로 저는 오늘 총리 후보직을 사퇴하고 백의종군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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