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의 ‘고백’

입력 : ㅣ 수정 : 2010-06-04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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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구제금융 방식 잘못” 칸 총재 실수 이례적 시인
1997년 외환위기를 많은 이들은 지금도 ‘IMF 위기’로 기억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아물지 않는 생채기가 가슴속에 남아 있다. 구제금융의 대가는 혹독했다. 정부는 무장해제를 당했다.

IMF는 초긴축 정책을 요구했고, 국민들은 초고금리와 구조조정의 고통을 감내해야 했다. 미국과 유럽 자본들은 한국의 알짜 기업과 자산을 헐값에 쇼핑했다. 당시 IMF가 내놓은 재정긴축과 고금리 처방은 지금도 논란이다.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IMF 총재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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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IMF 총재
AP=연합뉴스

●혹독한 재정긴축·고금리처방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IMF 총재는 3일 국내 통신사와의 인터뷰에서 외환위기 당시 IMF가 구제금융의 대가로 요구한 것들이 너무 혹독했다는 지적에 대해 “당시 어떤 실수가 없었다고 말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에둘러 표현했지만, IMF 총재가 개별 국가에 대한 구제금융 방식을 일부라도 잘못이라고 인정했다. 드문 사례다.

칸 총재는 “한국이 겪어야 했던 고통은 IMF의 처방보다는 그 질병 자체에 관련된 것으로 생각하며 한국 경제는 이후 매우 잘해왔다.”고 말했다. IMF도 일부 책임이 있지만 한국의 경제구조가 더 큰 문제였다고 지적한 것이다.

●윤증현 장관의 ‘따끔한 충고’

그가 13년 전을 떠올린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4월 워싱턴에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칸 총재에게 따끔하게 한마디를 던졌다. 윤 장관은 “외환위기때 IMF는 일방적인 룰을 일괄적으로 적용하고 초긴축 정책을 취해 많은 국민이 어려웠다.”면서 “IMF의 가혹한 통치로 우리나라에서는 IMF에 돈을 빌리면 큰일 나는 줄 아는 ‘막연한 두려움’이 생겼으며 전 세계에도 그런 인식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 전까지 IMF는 활동이 뜸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은 주요 20개국(G20) 주도의 국제공조 몫이었다. 그사이 IMF에 대한 반감은 널리 퍼졌다. 1990년대 후반 IMF의 통제 아래 허리띠를 졸라맸던 나라의 국민들에게는 ‘반(反) IMF’ 정서가 여전하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2010-06-04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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