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인 스포츠] 삼성화재 우승 숨은공신 주장 석진욱

[피플인 스포츠] 삼성화재 우승 숨은공신 주장 석진욱

입력 2010-04-23 00:00
업데이트 2010-04-23 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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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차 공격1위 명품배구 “가빈 덕에 성공률 높아져”

“오늘 진욱이가 제일 감격하는 것 같다. 주장으로 오늘 경기에서 한 일이 있으니까, 몸이 만신창이지만 계속 뛰겠다고 하더라. 팀의 기둥으로 큰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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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진욱이 21일 2009~10 V리그 시상식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석진욱이 21일 2009~10 V리그 시상식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19일 현대캐피탈과의 챔피언결정 7차전에서 5세트 접전까지 가는 피 말리는 승부 끝에 3-2로 이긴 뒤 이렇게 말했다. 신 감독이 말하는 ‘진욱이’는 주장 석진욱(34)이다. 그날 석진욱은 체력고갈로 다리에 쥐가 났지만, 잠깐 쉬고 정신력으로 5세트에도 뛰었다.

흔히 삼성화재가 올 시즌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에서 통합우승한 공신으로 ‘캐나다산 폭격기’ 가빈 슈미트를 손꼽겠지만, 숨은 공신은 석진욱이다. 석진욱의 별명은 ‘배구도사’. 배구에 관한 한 공격이든 수비든 만능이라는 이야기다. 올 시즌도 리시브에서 리베로보다 더 활약했다. 시간차 공격도 1위다. 상승세를 타는 상대팀에 시간차 공격으로 ‘찬물’을 끼얹는 것도 그의 몫이다. 배구전문가들이 그를 ‘명품 선수’라고 부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공격·수비 만능 ‘배구도사’

석진욱을 21일 서울 63시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09~10 V리그 시상식에서 만났다. 초등학교 소년처럼 수줍게 웃는 그는 시간차 공격 성공률이 높은 이유를 “상대 블로커가 가빈을 막으러 가기 때문에 나는 노 블로킹 상황에서 공격한다.”며 겸손하게 말한다.

석진욱이 배구를 만난 것은 인천 주안초등학교 3학년 때. 두 살 위인 형이 배구선수였다. 형을 따라다니며 볼보이를 했다. 볼보이로 시작했지만 석진욱은 고등학교 때 186㎝로 크면서 형(176㎝) 대신 계속 운동을 하게 됐다.

운동하는 운은 좋았다. 특히 초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코트를 함께 누빈 동갑내기 ‘컴퓨터 세터’ 최태웅과의 인연은 그에게 큰 행운이었다. 최태웅과 즐겁게 운동할 수 있었다. 초등학교 6학년때 전승의 기쁨을 최태웅과 나눈 것을 시작으로 인하부고 3년간은 42연승, 한양대에서는 51연승했다. 경기에서 진 것은 열 손가락에 꼽힌다.

수비형 공격수인 석진욱은 상복은 많지 않다. 그래서 ‘무관의 제왕’으로 시즌을 보낼 때가 많다. 기억에 남는 상은 2004년 ‘헤드 대상’. 일종의 최우수선수상(MVP)인데 당시 무릎이 좋지 않아 절뚝거리면서 경기를 치렀었다.

배구는 농구보다 격렬해 선수 수명이 짧다. 그도 ‘걸어다니는 부상병동’이다. 왼쪽 무릎 3번, 오른쪽 무릎 1번 등 모두 4번 수술했다. 그는 “오른 무릎은 건염으로 힘줄이 끊어져서 수술했고, 뼛조각도 제거했기 때문에 점프할 때 통증이 와요. 왼 무릎은 십자인대 수술을 했고, 연골 파열로 찢어진 곳을 봉합했어요.”라며 “무릎이 구부러지지 않아서 억지로 폈다 구부렸다를 해서 그런지 머리가 새하얘졌어요.”라고 담담하게 말한다. 검고 찰랑거리는 그의 머리는 염색으로, 흰머리가 다수라는 사실도 서슴없이 밝힌다.

올 시즌에는 어깨가 많이 아팠다. 어깨 뒷근육 하나가 없어 쑥 들어가 있다. 그는 “26일 MRI 찍어보고 결과에 따라 수술 여부를 감독님과 상의해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한다. 어깨 수술을 하면 나이 탓에 현역선수 시절을 접는다는 의미다.

●‘걸어다니는 부상병동’ 투혼 발휘해

배구계에서는 석진욱이 감정 기복이 적고 안정적이며 책임감이 강해서 ‘미래의 지도자감’이라고 점찍고 있다. 최근 모 구단은 ‘코치로 영입하고 싶다.’는 의향을 내비쳤다. 정작 석진욱은 “코치를 하겠다고 생각하면 선수생활이 소홀해지기 마련이라서 향후 진로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환하게 웃으면 마치 초등학교 남학생 같지만 두 아들의 아빠로서 늘 겸손하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팬들은 환호한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석진욱은 누구 ]

▲생년월일 1976년 12월5일 인천

▲체격 186㎝, 82㎏

▲가족 현대캐피탈 프런트 출신인 부인 홍인순(29)씨 아들 재혁(6) 재호(3)

▲별명 배구도사, 돌도사

▲포지션 레프트

▲서전트 점프 60㎝

▲혈액형 O

▲출신학교 인천 주안초-인하부중-인하부고-한양대

▲경력 1999~2008년 국가대표, 2004년 헤드대상 MVP

▲미니홈피 www.cyworld.com/popipo
2010-04-23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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