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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잊혀지는] 사라지는, 잊혀지는 공간

[사라지는, 잊혀지는] 사라지는, 잊혀지는 공간

입력 2010-03-14 00:00
업데이트 2010-03-14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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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이름은 회현시범아파트, 사는 곳은 남산자락,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끌텅할아버지 아파트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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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방이라도 삐그덕거리며 열릴 것 같은 나무 대문에는

우편물 반송장이 여러 장 덧붙어 있어

더 이상 사람이 사는 집이 아님을 알려주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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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모두 일터로 떠난 낮 시간에는

높은 아파트 건물에 가려 그늘진 공간 곳곳에 숨어든

따뜻한 볕을 찾아 옮겨 다니는 길고양이들이

아파트 주인을 자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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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용화단에는 화초 대신 심어진 장독들이

형형색색의 플라스틱 꽃을 피워내죠.

십수 년 살이의 공간이,

개발 논리에 밀려 빗장을 잠근 채

늙어가고 있어요.

회현시범아파트

1970년대 국·공유지에 난립해 있는 무허가 건물들을 정비하기 위해 들어선 게 시민아파트다. 이는 국·공유지에 아파트를 지어서 분양하는 방식인데, 시대가 시대이니 만큼 날림공사로 인해서 마포의 ‘와우아파트’ 같은 참사도 일어나고, 부실공사로 문제가 많았다. 이로 인해서 서울시의 공신력은 땅에 떨어졌고, 서울시에서 시범을 보이겠다며, 건설한 아파트가 바로 시범아파트다. 현재는 이주한 100여 세대를 제외한 200여 세대가 살고 있다.




소금밭 고랑 따라 길게 늘어진 수로를 타고

바닷물이 들어오면,

농부는 소금밭에 나와 튼실한 다리로 물레를 돌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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뙤약볕 모진 이끌림 따라

소금기 가득한 바닷바람 따라

한 발 두 발 물레를 돌리다 보면

언제 그렇게 피고 진 줄 모르게

농부의 몸에 먼저 하얀 소금꽃이 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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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꽃을 피워 올리는 생산 동력은

뜨거운 햇볕과

농부의 물레질

그리고,

바닷물 낯짝을 스치는 바닷바람이에요.

고전리 삼양염업사

1939년 전북 고창군 심원면 고전리 삼양염업사는 삼양사의 설립자인 김연수 선생이 지은 것으로 당시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했다. 하지만 근래에 들어서는 값싼 중국산 천일염에 밀려 염전을 일구던 상당수의 마을 사람들이 생활의 터전을 떠나 방치돼 있다. 염전을 따라 길게 늘어선 사무소와 창고 등의 건축물은 목조 단층으로 지붕은 슬레이트를 얹었다. 건물 중 일부는 1950년 한국전쟁 중에 소실됐으나 이후 복원되기도 했다. 현재는 근대 문화유산으로 지정하는 작업이 추진되고 있으며, 몇 곳 남지 않은 염전에서는 아직도 재래 방식 그대로 천일염을 생산하고 있다.

글·사진_ 임종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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