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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주 학원연합회장 인터뷰

문상주 학원연합회장 인터뷰

입력 2010-03-02 00:00
업데이트 2010-03-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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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없는 단속 고액·비밀과외만 조장, 적정수강료 등 제시 학원들을 양지로”

정부의 교육정책 대부분이 ‘사교육 비용 절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대학 자율화, 고교 다양화 등 일련의 교육개혁이 시동을 걸게 된 계기를 ‘치솟는 사교육비’에서 찾았기 때문이다.

문상주 한국학원연합회장은 1일 서울 한강로 2가 사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정부가 아무런 대책 없이 학원 단속을 강화하면 고액의 비밀과외가 생기는 등 ‘풍선효과’가 난다.”고 말했다. 비타에듀 제공
문상주 한국학원연합회장은 1일 서울 한강로 2가 사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정부가 아무런 대책 없이 학원 단속을 강화하면 고액의 비밀과외가 생기는 등 ‘풍선효과’가 난다.”고 말했다.
비타에듀 제공
그래서 대학이 자율화됐는지, 고교 다양화 시도가 성과를 거두고 있는지를 평가하기에 앞서 사교육비가 줄었는지 여부는 교육개혁의 성패를 가늠하는 척도로 활용되는 분위기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교육과학기술부의 심야영업, 고액 수업료 학원 단속은 진행형이기도 하다.

●심야영업 제한 등 서민교육 질 떨어뜨려

이와 관련해 문상주 한국학원연합회장은 1일 “아무리 좋은 정책도 현실과 이상의 괴리가 생기면 성공할 수 없다.”는 말로 우회적인 비판을 가했다. 단속이 심해지자 서울 강남 쪽에서 고액과외와 비밀과외가 생기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문 회장은 “아무런 대책 없이 단속을 할 때에는 ‘풍선효과’가 생길 수밖에 없다.”면서 “그렇게 되면 부자들은 과외나 해외유학 등을 통해 교육을 계속 받고, 서민이 받을 수 있는 교육의 질은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학원연합회는 인가받은 8만개 학원의 구성체이다. 그럼에도 그는 “물론 돈을 과도하게 많이 받는 학원이나 학부모를 현혹시키는 학원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자신이 운영하는 비타에듀의 경우 많은 학생을 모아놓고 학원 수강료를 받기 때문에 하는 말이기도 했다. 정부가 적정 수강료 등을 산정해 기준으로 제시하고, 학원을 일정부분 인정해 전체 학원 시장이 양지로 나와야 한다는 주장이다.

●검증되지 않은 방과후학교 효과 의문

이어 문 회장의 비판은 단속 이외에 정부가 사교육비 절감 대책으로 내놓은 대안에 대한 문제제기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문 회장은 “방과 후 학교라는 게 학원식 수업을 학교로 옮긴 것이 아니냐.”고 되물었다. 그는 “오히려 학원의 경우 높은 경쟁을 거친 검증된 강사들이 나서지만, 방과 후 학교의 경우 수익을 맞추기 위해 검증되지 않은 강사들이 나설 수 있다.”면서 “방과 후 학교로 그 수업을 해 줄 ‘인력 시장’이 새롭게 생겨났다.”고 말했다. 공교육도 아니고, 사교육도 아닌 어정쩡한 방과 후 학교의 속성 때문에 학교장이 교장실에서 금품을 받는 최근과 같은 비리가 발생할 여지가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문 회장은 “35년 전에 검정고시 학원을 하면서 36개월 동안의 고교 과정을 6개월만에 깨치는 학생들을 보면서 ‘사람 안에는 신이 숨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면서 “결국 학원도 세계에서 1등을 할 수 있는 인재를 키워내는 곳이라는 사명 의식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입시학원인 비타에듀 외에 직업전문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 요리에서 1등, 미용에서 1등, 제빵에서 1등인 학생을 길러낸다.

최근의 졸업식 파문과 관련해 문 회장은 “아이들은 학교가 지겨운 것이다. 선생님과 사회와 학교가 얼마나 지겨우면 졸업식날 그렇게 난리겠느냐.”라며 새로운 해석을 내놓았다.

그는 이어 “자꾸 예전 학생들에 비해 요즘 학생들이 바뀌었다고만 할 게 아니고, 학생들이 한 번 바뀌었으면 선생님은 두세 번 바뀔 생각을 해야 한다.”고 해법을 제시했다. 학생들의 평가에 따라 강사가 바뀌는 철저한 시장주의 때문에 형성된 생각일까. 문 회장의 생각도 우리 교육을 바라보는 하나의 시각임에 틀림 없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2010-03-0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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