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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해킹 공방전 2라운드

美-中, 해킹 공방전 2라운드

입력 2010-02-22 00:00
업데이트 2010-02-22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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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김균미·베이징 박홍환특파원│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다. 중국 내 해킹 실태에 대한 미국 언론의 보도에 중국 언론이 즉각 반박하는 등 양국 언론들의 ‘대리전’까지 치열하다. 후진타오(胡錦濤) 주석 등 중국 지도부의 퇴진을 요구하는 달라이 라마의 ‘폭탄발언’까지 나왔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자 1면과 10면에 ‘해킹인민공화국’이라는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를 통해 중국의 해킹 실태를 다뤘다. 신문은 지난 2006~2007년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판다 바이러스’를 만든 해커 리쥔(李俊·27)의 사례를 들며 중국 내 사이버범죄 네트워크를 집중조명했다. 중국의 해킹 조직은 공장의 조립라인처럼 해커마다 전문화된 분야가 있고, 다단계판매 네트워크나 피라미드 조직과 같은 구조를 갖고 있다는 것. 신문은 정부기구의 연루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앞서 뉴욕타임스는 19일자에서 구글 해킹사건 조사관계자의 말을 인용, 구글 등에 대한 사이버 공격이 상하이자오퉁(上海交通)대학과 산둥(山東)성의 란샹(翔)고급기공학교에서 비롯됐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란샹고급기공학교가 중국 인민해방군의 컴퓨터 전문가 훈련기관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중국 언론들은 발끈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21일 대학 관계자들의 발언을 인용, 뉴욕타임스가 근거 없는 주장을 펴고 있다고 보도했다. 상하이자오퉁대학 대변인은 “요즘처럼 네트워크 기술이 고도화된 상황에서 단순히 IP 주소가 일치한다는 이유로 그같이 주장하는 것은 객관성과 균형감을 상실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란샹고급기공학교의 당 서기도 인민해방군과의 관련성을 부인했다. 관영 영자지인 차이나데일리도 두 학교의 해킹 연관성 부인 주장을 게재했다.

구글 해킹 사건에 대해서는 양국이 이미 정부 차원에서 한 차례 공방을 벌이긴 했지만 해킹 진원지에 대한 미국 측의 자체 조사 결과가 공표될 경우, 논쟁이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의 ‘폭탄발언’도 주목된다. 지난 18일 백악관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면담한 달라이 라마는 19일 미국 ‘민주주의재단’이 마련한 메달 수여식에 참석, 중국 공산당 지도자들의 퇴진을 요구했다. 달라이 라마는 “중국 집권 공산당은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진정한 사회주의보다는 ‘권위주의적 자본주의’에 더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 동안 달라이 라마가 중국 지도부에 대해서는 비난 발언을 자제해 왔다는 점에서 이번 발언은 진전이 없는 중국과의 대화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측은 아직까지 달라이 라마의 발언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오바마 대통령의 달라이 라마 면담과 미국의 대 타이완 무기 수출에 이어 해킹 논란까지 다시 불거져 양국 관계가 더 악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stinger@seoul.co.kr
2010-02-22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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