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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나눔 NEWS] 활용률 20%… 헌혈증 무용론

[생각나눔 NEWS] 활용률 20%… 헌혈증 무용론

입력 2009-12-02 12:00
업데이트 2009-12-02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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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 헌혈증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있다. 발급된 10장 가운데 8장은 수혈 혜택을 받지 못하고 사장된다. 잃어버릴 경우 재발급이 안되는 맹점 때문이다. 이에 종이 헌혈증 제도를 없애고 개인별 온라인 확인 시스템 구축 등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보건당국 등은 종이 헌혈증이 없으면 헌혈률을 더 떨어질 수 있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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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대한적십자사에 따르면 2004년 이후 올 7월까지 사용되지 않은 헌혈증은 1012만 5329장에 이른다. 이는 전체 헌혈증 발급 규모의 80%에 해당한다. 사용되지 않은 헌혈증은 2004년 167만 263장, 2005년 348만 3213장, 2006년 534만 9443장, 2007년 701만 5313장, 2008년 892만 4301장 등 급증하고 있다.

반면 사용된 헌혈증서는 2004년 65만 4845장, 2005년 46만 1386장, 2006년 43만 6311장, 2007년 42만 1892장 등으로 줄고 있다. 헌혈증 사용이 갈수록 저조한 이유는 무엇보다 종이 형태로 발급돼 분실할 경우 재발급이 안 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헌혈증은 수혈시 본인부담금 면제 이외에는 활용도도 낮다. 회사원 이모(38)씨는 “아내가 급한 수술 중 수혈을 해 그동안 받은 헌혈증 10여장을 활용하려 했으나 찾지 못해 사용하지 못했다.”며 “대한적십자사가 헌혈 기록을 확인하고도 단지 헌혈증이 없다는 이유로 혜택을 주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는게 아니냐.”고 말했다.

헌혈증 제도는 매혈(피를 파는 행위)을 막기 위한 취지로 1976년 도입됐다. 헌혈증에는 고유 번호, 헌혈자의 이름, 생년월일, 혈액형, 혈액량 등이 적혀있으며 유가증권처럼 양도할 수 있다. 현재 헌혈증 제도를 유지하는 나라는 없다. 차종수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 기획조정과 대리는 “2004년에도 헌혈증 대신 개인 헌혈카드를 발급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기부가 제한된다는 이유로 무산됐다.”면서 “이 문제는 정부 예산과 관련단체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판단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강주성 건강세상네트워크 전 대표는 “헌혈증의 부작용이 수차례 지적됐음에도 보건당국은 혈액부족 사태를 우려해 그동안 이를 공론화하는데 소극적이었다.”면서 “학교나 직장에서 사회적인 유인책을 주는 것을 포함해 정부가 시민단체 등과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안기종 백혈병환우회 사무국장은 “헌혈 때 경품 지급 관행이 자리 잡으면서 헌혈증으로 헌혈자에 혜택을 준다는 기부 의미도 퇴색됐다.”고 말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2009-12-02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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