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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청문회] “행정 비효율…원안대론 어렵다”

[정운찬 청문회] “행정 비효율…원안대론 어렵다”

입력 2009-09-22 00:00
업데이트 2009-09-22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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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청문회’ 불꽃 공방

21일 국회 인사청문특위에서 열린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세종시 토론회’를 방불케 했다. 정 후보자가 낮은 행정 효율성 등을 들어 “자족 기능을 보완하는 데 노력해야 한다.”고 말한 것을 중심으로 찬반 공방이 뜨겁게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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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김종률 의원은 “이미 여야 합의로 법이 시행되고 예산이 집행되고 있는 사안에 대해 효율성 운운하는 것은 생뚱맞다.”면서 “정 후보자의 발언은 법을 지키면서 국정을 이끌어야 할 총리로서 근본 자격을 의심케 한다.”고 비난했다. 이어 “정 후보자 내정은 충청 출신 총리를 내세워 정권의 ‘뜨거운 감자’인 세종시를 입맛에 맞게 축소, 변질시키려는 이충제충(以忠制忠·충청 출신 인사로 충청도를 다루는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총리 내정 소식을 듣고 고향 주민들이 환영하다가 오후에 ‘세종시 수정’ 발언 이후 배신감에 환영 현수막을 철거한 사실을 알고 있느냐.”면서 정 후보자를 자극했다. “발언을 사과하고 취소할 용의가 있느냐.”는 김 의원의 물음에 정 후보자는 “개인의 소신을 말한 것”이라며 거부했다. 김 의원은 “매국노 이완용도 나라 팔아먹을 때 나라 위한 것이라고 했다는 것을 환기해 달라.”고 쏘아붙였다.

충남 천안 출신의 자유선진당 박상돈 의원은 “근본적으로 역대 정부의 국토 균형발전을 송두리째 무너뜨리는 발상”이라면서 “정 후보자가 고향 출신으로 악역의 총대를 멨다.”고 비꼬았다. 박 의원은 “원안대로 9부 2처 2청의 행정기관 이전에 관한 고시를 어서 변경하라는 요구를 하는 것이다. 자족기능이 부족해 보이면 거기에 ‘플러스 알파’를 하면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꾸 빙빙 돌리니까 정부가 세종시 계획을 훼손한다는 의심을 갖는 것”이라면서 “원안에서 플러스 알파냐, 마이너스 알파냐.”고 다그쳤다. 정 후보자는 “절대로 예산이 줄어들지 않는다. 오히려 늘어난다.”면서 “임명되면 고향 사람들이 납득할 만한 안을 내놓겠다. 그렇게 이해해 주면 고맙겠다.”고 해명했다.

한나라당은 정 후보자를 도와 방어에 나섰다. 차명진 의원은 “과천에 청사를 둔 정부부처들이 서울에 비공식으로 사무소를 두는 등 이동의 어려움 때문에 이중 청사를 만든다.”면서 “최소 200~500명의 공무원이 하루 4시간을 KTX에 사무실을 두고 일하는 게 합리적이냐.”고 반문했다.

차 의원은 “통일 시대도 대비해 달라.”고 주문했다. 정 후보자는 “국가적으로는 행정부처가 두 군데로 나뉘어져 있어 계속 옮겨다녀야 하고, 세종시로서도 23조원이 투입되고도 자족 도시가 못 되면 비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당 정옥임 의원은 “만약 개헌이 돼서 정·부통령제 또는 이원집정부제가 되면 대통령은 서울에 있고 부통령·총리는 세종시에 있게 되는 역기능적 현상이 도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후보자는 “아주 위험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정 후보자는 이어진 여야 의원들의 질문에 “정부가 약속을 했으면 지켜야 한다. 지금까지 알려진 계획이 세종시를 자족시키느냐 아니냐를 따져봐야지, 지금 옮기지 말자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다른 방법으로도 자족 기능을 채울 수 있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이지운 허백윤기자 jj@seoul.co.kr
2009-09-22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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