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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교원능력개발평가제 정착되려면/차성현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

[기고] 교원능력개발평가제 정착되려면/차성현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

입력 2009-08-19 00:00
업데이트 2009-08-19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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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한국교총 회장은 내년부터 시행될 교원평가를 조건 없이 수용하겠다고 선언했다. 따라서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교원평가제 법안 통과와 시행이 속도를 내게 될 것 같다. 교원의 전문성 제고를 통해 공교육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교원능력개발평가제(이하 ‘교원평가제’)는 내년 3월부터 전면 시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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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성현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
차성현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
이 제도의 도입을 둘러싸고 관련 이해집단 간에 갈등의 불씨가 있긴 하지만 지난 2005년부터 시작된 시범운영을 통해 학교구성원들 사이에 교원평가제에 대한 이해 및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현재 시범운영되고 있는 교원평가제는 교장·교감·교사 모두가 평가대상이지만, 세간의 관심은 교사에 대한 평가에 집중돼 있다. 교사 평가의 주된 영역은 수업 및 학생지도 활동이며, 평가자에는 교장 및 교감·동료교사뿐만 아니라 학생 및 학부모도 포함된다. 평가결과는 교사의 승진이나 보수와 연계하는 것이 아니라 수업개선 및 능력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여느 평가도 마찬가지겠지만, 교원평가제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평가 자체에 대한 신뢰성이 확보돼야 한다. 이는 학교구성원들의 자발적·적극적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한 최소한의 전제조건이기도 하다. 하지만, 한국교육개발원이 2008년도에 수행한 교원능력개발평가 선도학교 운영 분석결과를 보면, 동료교사들의 평가가 상당히 관대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06년 이후 2008년까지의 동료 교원의 교사평가 결과를 보면, 우수 이상의 비율이 평균 90%를 넘는다. 이런 결과만 놓고 보면 교사들의 수업 및 학생지도는 거의 문제가 없어 보이며, 따라서 굳이 막대한 예산을 들여 교원평가를 실시할 필요도 없을 것 같다. 반면, 교육수요자인 학생 및 학부모의 만족도조사 결과는 이와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학생이 교사의 수업에 만족하는 비율이 평균 60% 정도이며, 학부모의 경우는 60%를 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평가결과가 동료교사에 대한 봐주기식 평가 때문이 아니라면, 평가 지표나 척도의 문제일 수 있다. 즉, 평가지표가 교사의 수업 및 학생지도 능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거나 평가척도가 우수 교원과 그렇지 않은 교원을 가려낼 만큼 충분히 세분화돼 있지 않기 때문일 수 있다. 어느 편이든 교원평가의 신뢰성을 위협하는 것이다. 현행 교원평가제는 세부 평가항목이나 평가방법을 단위학교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하여 운영하도록 하고 있지만, 사실 단위학교에서 적절한 평가지표를 개발·구성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학교컨설팅의 도움으로 교사들의 요구를 수용하여 평가도구를 개선하고, 교원평가제를 교사들의 역량 강화 프로그램과 연계시킨 시범학교 운영 사례를 참고하면서 대안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교원평가제의 궁극적 목적이 교사의 수업 및 학생지도 능력 제고에 있다는 점에서 개별교사의 필요와 요구에 부응하는 맞춤형 연수 프로그램의 제공 여부는 교원평가제의 성공을 결정짓는 중요한 조건이다. 현재의 교원 연수 프로그램 가운데 상당수가 교사들로부터 현장과 괴리된 이론중심의 내용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는 점을 고려, 시범운영 결과를 토대로 현재의 교원연수 체제 및 내용에 대해 전면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필요하다면 교원평가제와 연동, 운영될 수 있는 교원 연수시스템을 교원평가제 안에 도입해야 할 것이다.

끝으로, 여느 교원 관련 정책과 마찬가지로, 교원평가제 역시 교사들의 적극적이고 자발적인 참여 없이는 성공할 수 없다. 이를 위해 교원평가제에 대한 홍보도 필요하지만, 교사들의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는 근무환경의 개선 또한 시급하다.

차성현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
2009-08-19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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