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유출 도마 오른 학원가] 연합평가 문제유출 대책

[문제유출 도마 오른 학원가] 연합평가 문제유출 대책

입력 2009-07-07 00:00
업데이트 2009-07-07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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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지·답안지 당일 수령·배포 해설강좌 제작은 시험 시작 뒤

전국연합학력평가 문제가 EBS 외주제작사 PD를 통해 유출된 사고와 관련, EBS와 서울시교육청은 제도개선 대책을 내놓는 등 하루종일 부산한 모습이었다. 양측 모두 “관리책임은 통감하지만 수험생들의 편의를 위해 문제 자체를 내주지 않을 수는 없다.”고 했다. 보안을 위해서는 시험 문제를 주고받지 않는 게 가장 효과적이지만 시험을 보지 못하는 졸업생들에게 온라인 문제 서비스를 하려면 문제를 내주는 것 자체를 금지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EBS는 문제 유출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쪽으로 대책을 내놨다. 지금까지 시험 하루 전 시·도교육청에서 받아오던 학력평가 문제지와 답안지를 시험 당일에 수령하기로 했다. 또 문제지와 답안지를 받으러 가는 EBS직원은 보안업체 전문요원과 동행하도록 할 계획이다.

학력평가와 모의고사 문제 풀이 강좌 제작은 보안업체 전문요원의 입회 아래 시험 당일 각 영역별 시험이 시작된 뒤 하기로 했다. 이제까지는 시험 하루 전 문제지와 답안지를 건네받아 미리 강좌를 제작해 왔다.

또 이 강좌 제작에는 사설 학원 강사의 참여를 배제키로 하고 일선학교 현직교사들만 참가토록 했다.

외주제작사 PD에 대한 관리 감독도 강화하기로 했다. 현재 EBS PD 25명 가운데 정규직은 단 4명뿐이다. 나머지는 모두 외주제작사 소속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력평가나 모의고사가 지니는 영향력은 큰 데 비해 이걸 다루는 제작자의 책임이나 권한은 적었다는 점도 문제 아니었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시험문제 풀이 강좌는 EBS 소속 PD가 직접 제작키로 했다. 기존 4명이던 소속 PD도 10명 수준으로 증원해 배치키로 했다.

EBS 관계자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강도 높은 내부 감사도 진행 중”이라며 “앞으로 직원들과 외주제작사 PD 모두에게 보안 및 윤리의식 강화 교육도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EBS 대책과는 별도로 출제나 인쇄, 배포 과정에서 보안을 강화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각 시·도교육청이 문제를 순환 출제하고 나머지 관리는 지역교육청에서 하기 때문에 협의를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출제위원이나 EBS직원에 대한 관리감독을 포함해 다양한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했다.

시교육청의 다른 관계자는 사견을 전제로 “문제가 특정 학원에 뜨면 가장 소문이 빠른 곳도 학원이기 때문에 신고제 등을 도입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보다 근본적인 대책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국교총은 “차제에 교육행정당국은 기존의 시험문제 유출 방지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할 것”이라면서 “기존의 시험문제 유출 방지를 위한 하향식 방식에서 벗어나 모든 시험문제의 유출 가능성을 나열해 사안별 대책을 마련하는 식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2009-07-07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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