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재산 기부] 재벌 총수들의 기부는

[李대통령 재산 기부] 재벌 총수들의 기부는

입력 2009-07-07 00:00
업데이트 2009-07-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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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위기때 사회적 책임 강조… 재단 형태로 거액 출연

이명박 대통령이 재산 헌납 공약을 이행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재계 그룹 총수들의 재산 기부 약속 이행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상당수는 검찰 수사 등 경영 위기를 탈출하기 위해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며 재단 형태로 거액의 기부금을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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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서울역 대합실에 있던 시민들이 이명박 대통령의 재산기부 소식을 보도하는 뉴스를 보고 있다. 현직 대통령이 대부분의 재산을 사회에 기부하는 것은 외국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6일 서울역 대합실에 있던 시민들이 이명박 대통령의 재산기부 소식을 보도하는 뉴스를 보고 있다. 현직 대통령이 대부분의 재산을 사회에 기부하는 것은 외국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삼성그룹은 지난해 4월 특검 수사에서 이건희 전 회장이 차명 계좌를 실명으로 전환해 조세를 포탈한 사실이 드러나자 문제가 된 계좌의 돈을 ‘유익한 일’에 쓰겠다고 밝혔다. 규모는 최소 1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정확한 기부 규모와 방식은 이 전 회장의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 헐값 발행 혐의에 대한 법적문제가 마무리되는 다음달 이후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 전 회장은 에버랜드 전환사채(CB) 증여 문제와 이른바 ‘X-파일’ 논란이 불거졌던 2006년 2월 ‘삼성 이건희 장학재단(현 ‘삼성 고른기회 장학재단’) 기금으로 8000억원가량을 내놓았다.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은 2006년 4월 비자금 조성 혐의로 검찰에 소환될 당시 “사재를 출연해 1조원의 사회공헌기금을 조성해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어 2007년 항소심 판결에서 해마다 1200억원씩 7년을 출연해 모두 8400억원을 내는 것으로 확정됐다. 다만 지난해 초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돼 사실상 사재출연에 대한 법적 의무가 사라졌다. 그러나 정 회장은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지속적으로 재산 환원에 나설 것이라고 현대·기아차그룹 측은 밝혔다. 지금까지 정 회장은 글로비스 주식을 팔아 당초 약속의 9%에 해당하는 900억원가량을 ‘해비치 재단’에 출연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그룹 경영이 위태로울 때마다 SK C&C, 워커힐, SK증권의 보유 지분 등을 내놓았다. 지난 10여년간 세 차례에 걸쳐 6000억원 이상을 헌납했다. 최 회장은 2007년 4월에는 자신이 보유한 워커힐 주식 40.69% 전부를 SK네트웍스에 무상 출연했다. 1998년에는 시민단체가 대한텔레콤(현 SK C&C) 저가매입 의혹을 제기하자 보유 지분 30%를 SK텔레콤에 무상으로 증여했다.

아무런 대가 없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도 적지 않다. 남한봉 유닉스코리아 대표, 류시문 한맥기업 회장, 정석태 진성토건 회장, 우재혁 경북타일 대표, 최신원 SKC 회장, 박순호 세정그룹 회장, 박조신 아름방송 회장, 박순용 인천폐차사업소 회장, 홍명보 홍명보장학재단 이사장 등이다. 이들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2007년 12월부터 운영하고 있는 ‘아너 소사이어티(Honor Society)’의 회원들로 개인의 경우 1억원 이상(연간 1000만원 이상), 법인은 연간 30억원 이상을 기부하고 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2009-07-07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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