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前대통령 서거] 남은 盧의 사람들

[노무현 前대통령 서거] 남은 盧의 사람들

입력 2009-05-24 00:00
업데이트 2009-05-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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左희정·右광재 등 패밀리 몰락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로 그와 영욕을 함께해 온 친노(親) 그룹은 더 외롭게 됐다.

‘친노 386’으로 불렸던 ‘노무현의 사람들’은 참여정부 시절 노 전 대통령의 ‘정치적 동지’로 국정의 중심에서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불어닥친 ‘박연차 게이트’ 수사 등의 여파로 세(勢)는 크게 위축된 상태였다.

친노 진영은 지난해 총선에서 유시민 김형주 유기홍 김태년 전 의원 등이 잇따라 낙천 또는 낙선하면서 퇴조를 보이는 듯했지만 살아남은 인사들을 중심으로 민주당 정세균 대표체제를 지지하는 핵심세력으로 부상했다.

친노측은 내년 지방선거를 계기로 부활을 모색할 것이라는 관측도 꾸준히 나왔다. 영남권을 중심으로 친노신당 창당 시나리오도 나돌았다. 하지만 지난해 말 참여정부 인사들에 대한 검찰의 사정 수사가 본궤도에 오르기 시작하면서 ‘노무현 패밀리’의 몰락은 본격화됐다.

도덕성도 땅에 떨어지면서 민주당 안희정 최고위원의 표현대로 ‘폐족’(廢族·조상이 큰 죄를 지어 벼슬을 할 수 없게 된 자손)의 위기에 내몰렸다.

‘우(右) 광재’로 불리던 이광재 의원은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지난 3월26일 구속됐다. ‘좌(左) 희정’으로 불린 안희정 최고위원과 노 전 대통령 비서 출신인 서갑원 의원 등도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각각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 등으로 조사받았다.

노 전 대통령을 보좌한 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박정규 전 민정수석 등도 구속된 상태다. 노 전 대통령의 오랜 후원자인 박 전 회장과 강 회장도 영어(囹圄)의 몸이 됐다.

친노 인사들이 흩어진 가운데 오랜 친구이기도 한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전해철 전 민정수석 등이 노 전 대통령 수사에 대한 변호인단으로 활동하며 마지막 순간까지 그의 곁을 지켰다.

윤태영 전 청와대 대변인은 노 전 대통령 기록물 관련 작업을 진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 일부에서는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계기로 움츠러들었던 친노 진영이 결속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가능성은 그리 높아 보이지 않는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2009-05-24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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