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中企지원 외면… 대출금리 올리고 꺾기 여전
은행이 여전히 제배 불리기에만 바쁘다. 금융경색을 풀기 위해 보호해 줄테니 중소기업과 서민을 지원하라고 했는데 보호만 받고 지원은 외면하고 있다.●외국계 배짱… SC제일 등 순익 50%↑
그럼에도 금리와 수수료는 꼬박꼬박 챙긴다. 한국씨티은행은 최근 대출금리를 최고 0.30%포인트 올리고 5만달러 이상 송금 수수료를 20달러에서 25달러로 올렸다. SC제일은행도 다른 은행에서 송금된 돈에 대한 외화수수료를 지난달부터 1만원씩 받고 있다.
이 덕에 SC제일은행은 올해 1·4분기(1~3월) 순익이 211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9% 늘었다. 한국씨티은행은 1163억원 순익을 올려 전분기보다 55.1% 증가했다. 국민·신한·우리·하나 등 대형 국내 은행 4곳의 순익이 총 95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 6816억원)보다 94.3%나 급감한 것과 큰 차이다.
●국내은행은 ‘눈치작전’
외국계보다는 덜 하지만 국내 은행도 잇속 챙기기에 급급한 것은 마찬가지다. 기준금리 하락으로 수익이 줄어들 기미를 보이자 재빨리 가산금리를 높여 버렸다. 지난해 1%포인트 초반이었던 가산금리는 현재 최고 3%포인트대까지 치솟았다.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3월 말 기준으로 연 2.43%까지 내려갔지만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5.43%에 머물고 있는 이유다. 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500만원 미만의 소액대출 금리도 연 6.62%로 여전히 높게 책정해 둔 상태다. ‘꺾기’도 여전하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중소기업 대출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일부 은행들이 대출을 해주면서 예금을 유치하는 ‘꺾기’ 영업을 하다 적발됐다. 심지어 정부 정책에 따라 보증기관이 100% 보증한 경우에도 꺾기를 요구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제 먹을 밥상은 놓치지 않기 위해 안간힘이다.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 유치 경쟁이 불붙자 워크아웃 회사 직원들에게 단체 가입을 권하거나 직원은 물론, 인턴에게도 실적을 강요해 물의를 빚고 있다.
●금융당국은 ‘두고 보자’
금융당국은 이런 은행의 움직임에 단단히 벼르고 있다. 국내 은행에 대해서는 물밑으로 경고신호를 계속 보내고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신뢰를 잃을 수 있는 행동은 하지 말라는 점을 누차 강조하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제 잇속만 챙기는 행태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평소에 손대기 어려운 외국계 은행에 대해서는 “올해 있을 은행 정기검사 때 두고 보자.”는 말이 공공연히 흘러 나온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증폭시킨 진원지로 꼽힌 은행에 그래도 각종 지원책을 안겨 준 것은 어떻게든 돈을 융통시켜 보라는 의미였다.”면서 “그에 걸맞은 역할을 못 했을 경우 엄정하게 평가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태성 최재헌기자 cho1904@seoul.co.kr
2009-05-2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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