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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때문에” 이혼 12년만에 5배↑

“돈 때문에” 이혼 12년만에 5배↑

입력 2009-05-13 00:00
업데이트 2009-05-13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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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희망이다] 통계로 본 해체 실태

근년들어 이혼과 실직, 패륜 등의 가슴 아픈 일들이 갈수록 늘어나면서 우리 사회가 건강성을 잃어가고 있다. 부모가 자식을, 자식이 부모를 칼로 찌르거나 동반자살하는 등 예전 같으면 생각하지도 못할 사건들이 자주 목격된다. 특히 가족의 울타리가 허물어지면서 청소년과 노인층이 급속하게 사회적 약자로 전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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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 후 이혼율 지속 증가

통계청이 집계한 1996~2008년 사유별 이혼 건수를 보면 가족의 해체 양상과 이유가 확연하게 드러난다. 이혼의 주요 사유로 ‘경제 문제’가 늘고 있는 추세다. 1996년 2819건으로 전체 이혼사유의 3.5%에 불과했던 ‘경제 문제’는 지난해 1만 6565건으로 전체의 14.2%를 차지했다. 12년 만에 10.7%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외환위기 이후 이혼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은 경제적 문제와 이혼이 밀접한 연관성을 갖고 있다. 특히 2000년대 초반 들어 이혼율이 급격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999년 11만 8000건이던 이혼 건수는 2000년 12만건, 2001년 13만 5000건, 2002년 14만 5300건, 2003년 16만 7100건까지 치솟았다.

●가족해체 최대 피해자는 자녀와 노인

어른이 아이를 보호하고 중년층이 장년층을 공경하는 전통적 가족 상(像)이 해체되면서 가장 피해를 입은 대상은 청소년과 노인층이다. 가족의 보호를 받아야 할 이들 계층이 보호를 받지 못하면 사회적 약자층으로 편입되고, 이는 사회적 불안의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보건복지가족부의 연도별로 집계한 보호가 필요한 아동현황을 보면 1998년 외환위기 당시 1만 800명이었던 요(要)보호아동은 2001년 1만 586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2004년 9393명, 2007년 8861명으로 줄어들었다가 지난해 9284명으로 늘어나 7년 만에 다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요보호 아동은 부모가 없거나 경제적 어려움으로 보호자가 보호를 할 수 없는 아이를 말한다. 노인학대 건수도 늘어나 중앙노인보호 전문기관의 노인학대 신고접수 건수가 2006년 3996건, 2007년 4730건, 2008년 5254건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여자 혼자 아이를 키우는 싱글맘과 남자 혼자 아이를 키우는 싱글대디가 늘어나는 것도 경제 위기로 이혼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데 따른 현상이다. 지난 1985년 59만 4000가구였던 한부모 가구는 2005년에만 104만 2000가구로 20년 동안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한부모 가구는 부모가 사별이나 이혼, 혹은 미혼인 경우에도 해당하는데 최근에는 이혼이나 미혼으로 인한 증가 추세가 두드러진다. 이혼·미혼으로 인한 한부모 가구 비율은 1990년 24.8%에서 2005년 51.9%로 증가한 반면 사별로 인한 한부모 가구 비율은 1990년 75.2%에서 2005년 48.1%로 감소했다.

●비혈연 가족·다문화 가정 급증

기존 혈연 중심의 가족상을 벗어난 가치관의 변화는 다양한 대안 가족을 등장시켰다.

통계청의 ‘인구주택 총조사보고서’에 따르면 1975년 5명이었던 평균 가구원 수는 30년 후인 2005년 2.9명으로 줄어들었다. 전통적인 가족상으로 불려졌던 3세대 가족, 즉 조부모·부모·자녀로 이뤄진 가족은 1970년 전체 가구의 17.4%를 차지했지만 2005년에는 5.7%로 줄어들었다. 30년간에 3분의1 정도로 줄어든 셈이다. 반면 부부로만 이뤄진 1세대 가구는 증가 추세다. 1980년 8.3%에서 2005년에는 16.2%로 두배가량 늘어났다. 1인 가구도 1980년 4.8%에서 2005년 20%로 4배나 증가했다.

피가 섞이지 않은 ‘비혈연 가족’도 가족 연대 의식이 옅어지면서 생긴 또다른 사회 현상이다. 전체 가구의 구성비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 정도지만 증가세는 빠른 편이다.

보건복지가족부가 지난해 펴낸 ‘아동·청소년백서’에 따르면 2000년 15만 9231가구였던 비혈연 가구는 전체 가구의 1.1%를 차지한데 비해 2005년에는 22만 5946가구로 전체의 1.4%를 차지했다. 5년간 7만여가구가 늘어났다. 다문화 가정도 늘어나 1990년 4710건에 불과하던 국제결혼 건수가 2005년에는 4만 3121건으로 15년 동안 10배 가까이 급증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2009-05-13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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