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긴장 원인 한·미 훈련에 전가 대남정책 기조 바뀐다고 볼 수 없어”
북한이 ‘키 리졸브’ 한·미 합동 군사훈련 기간 끊었던 군 통신선을 21일부터 복원하겠다고 통보해옴에 따라 남북간 육로 통행 정상화 여부와 그 의도가 주목된다. 대다수 북한 전문가들은 20일 “북한이 기존 국제사회에 약속한 날짜에 군 통신선 차단을 복원함으로써 한반도 내 군사긴장 조성 원인을 한국과 미국에 돌리며 자신들의 정당성을 강조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북한은 지난 9일 키 리졸브 훈련은 ‘북침 전쟁 연습’이라고 비난하면서 훈련 기간인 9일부터 20일까지 군 통신선을 끊고 남북 육로 통행을 엄격하게 차단한다고 발표했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개성공단 육로 통행 정상화 여부와 관련, “재차단은 언제든 가능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예고한 바와 같이 키 리졸브 훈련이 종료하자마자 군 통신선을 복원한 것은 군 통신선 차단 조치가 한·미 양국의 군사 훈련에 대응하는 정상적인 행동이란 점을 강조하며 국제사회와의 약속을 지킨다는 것을 인식시키려는 의도”라고 풀이했다.
김 교수는 “북한이 군 통신선을 복원했다고 해서 대남 정책 기조가 바뀐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 “북측은 단지 예고했던 대로 했을 뿐이며 앞으로 남북관계가 악화될 경우 북한은 간헐적으로 개성공단 육로 통행 차단뿐 아니라 서해상 북방한계선(NLL) 지역에서의 해안포, 단거리 미사일 발사 등 군사적 도발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태우 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도 “이번 북한의 조치는 키 리졸브 훈련 기간 내내 군 통신선 차단, 개성공단 육로통행 차단 등의 대남 압박 카드를 사용한 뒤 이제야 제자리로 돌아 온 것일 뿐”이라며 “북측 스스로 언급한 시간에 조치를 취한 것은 그간의 북측 조치가 정당했다는 것을 알리려는 의도”라고 밝혔다.
김 연구위원은 “북한이 만약 키 리졸브 훈련이 끝난 뒤에도 군 통신선을 다시 끊는다든지, 개성공단 출입 문제를 놓고 다시 쥐락펴락 한다면 이는 굉장히 심각한 상황에 봉착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이례적으로 군 통신선 복원 하루 전날 미리 남측에 이를 통보해 준 것은 국제사회로부터의 지나친 위협 우려 등을 불식시키려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광명성 2호 발사 시기를 예고하고 관련 내용을 국제기구에 통보하는 등 북한이 이례적으로 사전 통보를 하는 것은 과거 행태의 시행착오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이라고 분석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2009-03-21 3면